13일 오전 9시 기준 롯데리아 내 코로나 확진자 11명
늦은 공지·영업 재개로 여론 '뭇매'…"영업 중단 결정"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롯데리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리아 측의 안일한 대처가 코로나19 확진자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에 따르면 롯데리아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1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7명이었던 확진자는 10명에서 11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간접 접촉자 등 의심 증상 직원까지 더하면 확진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롯데리아 점장 모임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6일 롯데리아 군자점에 모인 직원들은 총 19명으로 9명과 10명씩 나눠 독립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은 총 9명이다. 점장 모임이 열린 서울 광진구 군자점이 폐쇄되어 있다. 2020.08.12 leehs@newspim.com |
롯데리아발 코로나19는 점장 회의에서 시작됐다. 지난 6일 롯데리아 직원 22명(점포 직원 19명·지점 사무소 직원 3명)은 서울 광진구 일대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모임을 한 날 1차 회식 후 2차로 광진구 치킨뱅이 능동점을 방문했고 이 자리에 있던 11명(점포 직원 8명·지점 사무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문제는 롯데지알에스 측의 이후 대처다. 롯데지알에스는 11일 종각역 점장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집단감염 우려를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롯데지알에스는 확진자 발생 당일은 물론, 다음날 오전까지도 롯데리아 홈페이지나 SNS 등에 관련 정보를 고지하지 않았다.
면목중앙점, 군자역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점, 건대역점, 소공2호점 등을 순차 폐쇄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의심 환자가 근무하는 일부 매장 앞에는 '내부 점검'을 이유로 금일 영업을 종료한다는 오해의 여지가 이는 게시물을 부착했다.
실제 12일 불 꺼진 롯데리아 건대스타시티점을 들여다보던 한 소비자는 "금일 점포 내부 점검으로 인해 영업을 종료한다"는 게시물을 확인 후 리모델링을 하는 거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매장에서는 다음 날인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뒤늦은 공지·영업 재개에 소비자 '부글부글'…"식품 업계일수록 철저한 관리·빠른 대처 필요"
롯데지알에스가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린 건 롯데리아발 집단 감염으로 한 차례 온라인이 들썩인 후였다. 롯데지알에스는 관련 문의가 계속되자 12일 오후 6시경 롯데리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과 뒤늦은 사과문을 올렸다.
이에 소비자들의 분노도 터져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오후 종각역점 영업까지 재개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질병관리본부가 승인했다고 하더라도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성급한 움직임이란 지적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2020.08.13 jjy333jjy@newspim.com |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3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확진자와 근무 시간대가 전혀 겹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한 것"이라며 "알려진 것처럼 또 다른 직원인 종각역 점장 남편이 출근 중인 것도 아니다. 해당 직원은 지점 사무소 직원으로 음성판정을 받은 후 자가격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지알에스의 해명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현 시국에 대면 회의를 강행한 것 자체가 화를 키웠다"(real****)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음성이 언제 양성으로 바뀔지 모르는데 너무 안일하다"(k12h****), "대처 진짜 엉망"(kimb****)이라며 롯데지알에스의 늦장 대응에 쓴소리를 이어갔다.
결국 롯데지알에스는 재개장 하루 만에 롯데리아 종각역점 문을 다시 닫았다.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롯데지알에스 측은 "매장 개별 영업 재개보다는 일괄 영업 재개가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타 매장들의 역학 조사가 마무리되면 함께 문을 열 계획"이라며 "추가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식품 업체일수록 코로나19에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몇몇 업체는 여전히 본사 출입 시 체온을 측정, 기록하거나 관계자 외에는 생산 공장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유사 상황을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마친 곳도 있다.
한 관계자는 "소비자 또는 먹거리 생산과 전혀 상관없는 직종이더라도 식품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이미지 타격이 훨씬 크다"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도 강도 높은 관리를 해야 하며 혹여나 확진자가 나온다면 발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롯데리아 역시 더 빠르게 대처했다면 여론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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