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사회에 내수 소비 중심의 경제를 뜻하는 '내부 순환' 경제가 화두다.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 지구전을 천명하면서 내순환으로 성장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내수 소비의 성장 비중을 키워 자력갱생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7월 30일 회의에서 지구전의 관점에서 '국내 대순환'과 '국내 국제 쌍순환'의 새로운 성장 체제를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5일 저녁 베이징에서 만난 한 중국 민간 경제학회 전문가는 '국내 국제 쌍순환(수출입 무역)'은 수사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국내 대순환, 즉 국내 소비 확대에 정책의 중심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단절' 압박을 위협하고 나서는데 대한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중국 대 미 외교의 장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당 중앙 정치국회의는 지구전을 강조하면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크고 중국이 현재 단기에 해결할수 없는 장기적인 문제들과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20년 동안 수출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와 미국의 공세에 의한 국제관계의 불안정성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 성장호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중간 신냉전이 격화할 수록 중국 경제는 앞으로 한층 빠르게 내수 중심의 성장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국내 대순환의 내수 소비 시장 확대를 위한 조건들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 소매총액은 6조달러 내외다. 미국의 6조2375억달러에 비해서는 약간 적지만 현재 추세로 볼때 2~3년이면 미국을 추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8.06 chk@newspim.com |
중국은 2019년 1인당 평균 GDP가 1만 달러 시대를 맞았다. 14억 인구의 1인당 평균 가처분 수입도 3만 위안을 넘어섰다. 2035년에 가면 중국의 1인당 GDP는 구매력 평가기준 미국의 60%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 총량은 미국의 두배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5G와 인터넷 신기술에 기반한 신경제가 꽃을 피우고 도시화가 계속해서 진전되는 과정에서 주민소비가 늘어날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70~80%에 달하는 미국 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50%를 훌쩍 넘어 빠르게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배경하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지구전 의지를 불태우며 '내부순환' 경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마오쩌둥(毛澤東)은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의 군사공격과 전쟁에 대비해 연해의 핵심 산업시설들을 물류와 시장이 단절된 내륙으로 옮기는 이른바 '3선 건설전략'을 추진했다. 미국의 대 중국 위협이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구전 대응 태세를 갖춘 것이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요즘 중국에서는 다시 '지구전 ''내부순환''과 같은 다소 생소한 용어가 등장해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무역전쟁에서 비롯된 현재의 미중 신냉전 상황이 중국의 '3선 건설전략'이 나온 과거 동서 냉전 시기 만큼이나 엄중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미국의 전방위 공세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단단히 장기 응전태세를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