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거래소 공공기관 재지정 법안 준비 중"
2015년 해제 이후 5년만 다시 관리·감독 논란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한국거래소를 둘러싼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급부상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그는 거래소의 독점 구조가 해소되고 있지 않아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
31일 국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공기관 해제된 한국거래소를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복수 거래소 설립을 전제로 해제했는데, 대체 거래소 설립 논의에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3년과 16년 두 차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관련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새로운 거래소가 생기지 않았다"면서 "독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시 국회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소는 국정감사를 받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다른 곡절이 있는 것 같은데, 관련 내용은 따로 설명 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거래소가 해제 결정을 받은 것은 2015년이다. 기획재정부는 당시 법적으로 대체거래소(ATS) 신설이 가능해지면서, 독점적 사업 구조가 해소됐다며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제외시켰다. 이후 몇 차례 대체 거래소 추진 논의가 있었으나, 현재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현행법상 대체 거래소는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설립할 수 있는 허가제로 돼 있다. 한국거래소의 주식 매매 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거래소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거래소 간 경쟁으로 향상된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기회가 확대된다.
현재는 거래소가 국내 증권시장 수수료를 받는 독점 사업자인데 경쟁사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정부 감독없이 권한만 쥐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견제 장치가 부족한 셈이다.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다수 거래소들이 경쟁 체제로 운영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대체거래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밝힌 바 있다. 정 이사장은 "대체거래소 설립으로 소모적 경쟁이 우려된다"면서 "복수 시장 체제하에서는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당국이 협의해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진데 거래소 공공기관 재지정 이슈가 이사장 선임과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국회에서 관련 개정안 발의가 현실화된다면, 하반기 본격적인 재논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거래소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 관련 사안은 과거에도 몇 차례 거론됐는데 민감한 이슈"라며 "대체 거래소 설립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