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네시스 수지' 독립 전시장 개장
상반기 제네시스 내수 전년비 51.5%↑
미국 등 이어 유럽·중국 신시장 진출 시기 검토 중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출범 5년 만에 그 위상을 공고히 다져가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고급차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 규모의 판매량을 넘어서며 시장 공세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진출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 등에도 진출시켜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로 육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년 제네시스 전기차를 출시해 그룹의 미래차 전략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수익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 2020.07.30 peoplekim@newspim.com |
◆ 두번째 독립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 개관
제네시스는 30일부터 경기도 용인에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을 개관, 운영에 나섰다. 제네시스 수지는 제네시스 차종만을 전시하는 전시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상 4층 연면적 4991㎡(약 1510평) 공간에 총 40대를 전시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뒤, 2016년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 2018년 '제네시스 강남', 2019년 제네시스 스튜디어 호주 시드니'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을 연 것이다. 이 중 제네시스만을 전시하는 전시장은 제네시스 강남과 제네시스 수지 두 곳 뿐이다.
현대차는 전국 현대차 판매 대리점에 제네시스 차종을 전시하는 것과 함께 별도의 제네시스 전용 독립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대중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를 구분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전국 방방곳곳에 깔린 현대차 대리점을 통해 제네시스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과 동시에 별도의 제네시스 전시장으로 브랜드를 특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현대차로선 전국 22개 현대서비스센터와 1370여 서비스점을 통해 제네시스 정비 등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 가운데 최다 서비스망을 제네시스와도 공유하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고급 브랜드처럼 별도의 전시장과 별도의 서비스망을 향후 갖춰야 할 것으로 본다.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기 하기 위해 현대차와 분명한 차이를 둬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로선 고급 브랜드 전략과 함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제네시스만을 위해 시설·장비 등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기 보다 국내와 해외에서 현대차 딜러와 서비스망을 함께 나누며 점차 독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제네시스 수지 외부 전경[사진작가=최경모] 2020.07.29 peoplekim@newspim.com |
◆ "제네시스 1대=쏘나타 8대 수익성"...9월 미국서 GV80·신형 G80 '출격'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의 '위력'을 톡톡히 봤다. 판매와 함께 현대차 수익성 개선에 제네시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에만 GV80 등 총 4만8886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1.5% 증가했다. 기존 G70, G90에 이어, 1월 GV80과 3월 신형 G80 출시가 성장율을 높인 것이다. GV80과 신형 G80은 주문량이 몰리면서 계약 뒤 차량 인도까지 약 6개월 소요되자, 현대차는 생산량을 확대했다.
GV80의 경쟁 차종은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 ▲볼보 XC90 ▲렉서스 RX 등이 꼽힌다. 신형 G80도 벤츠 E클래스를 비롯해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 등과 경쟁하고 있다.
업계에선 7900만~1억3000만원대 제네시스 G90 한 대를 파는 게 2300만~3300만원대 쏘나타 8대 파는 것 보다 수익이 높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는 1만9400달러 수준으로, 기아차 보다 약 1000달러 마진이 크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내수 38만대, 해외 120만대 등 총 15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했으나,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수익성 차량 판매 비중이 증가해 수익성 감소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GV70과 G70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해 성장 속도를 가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하반기 미국 시장에 GV80과 신형 G80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제네시스는 올 여름께 GV80과 신형 G80을 미국에 투입할 방침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9월 이후로 연기됐다. 제네시스 미국 법인에 따르면 GV80 1만2000대, 신형 G80은 2000여대 계약되며 하반기 청신호를 켜고 있다.
[파운틴밸리(미국)=뉴스핌] 김기락 기자 = 마크 델로소 사장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파운틴밸리 현대차 북미법인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2020.01.11 peoplekim@newspim.com |
제네시스는 현재 미국, 캐나라, 러시아, 호주, 중동에 진출해 있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제네시스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전기차 확대 등을 통해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전 세계에서 배터리 전기차·수소전기차 시장의 3대 전동차 제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과 함께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2.7%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p) 하락했다.
결국 제네시스에 현대차의 미래 전략과 수익성 향상이 모두 달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면서, 제네시스와 같은 고수익성 차량을 통해 현대차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미래 전략 중 핵심"이라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함과 동시에 중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새롭고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전파해 글로벌 명차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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