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활용도 OECD 평균 못 미쳐
클라우드·플랫폼 등 국내 ICT서비스산업, 외국기업에 점령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정작 우리 기업의 ICT기술 활용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ICT 서비스산업 대부분이 외국기업에 선점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한국 ICT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플랫폼 시장 등 국내 ICT서비스업 시장은 이미 글로벌 해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 ICT기업의 영세성이 뚜렷해, 기업당 매출액은 세계 평균의 1/3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국내 ICT서비스업 분야별 시장점유율 현황 [표=전경련] 2020.07.29 iamkym@newspim.com |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4월,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가 되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향후 5년간 모바일 네트워크 중 5G 비중이 6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인터넷 평균속도 1위, 광케이블 보급 1위(OECD, 2018년 기준), 전자정부평가 2위(UN, 2020년 기준) 등 ICT인프라 보급 및 접근성에서 손꼽히는 ICT 인프라 강국이다.
하지만 기업의 ICT 활용도 측면에서는 OECD 평균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한 거래(수주·발주)와 고객관리 및 공급망 관리 분야에서 ICT 기술을 이용하는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낮았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유망 분야 중 하나인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기업 비율이 OECD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 ICT산업은 반도체·전자부품 등 ICT제조업에 비해 SW·플랫폼 등 ICT서비스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클라우드 시장은 물론, 국내 분야별 플랫폼 시장의 상당수 또한 글로벌 외국 기업에 점령됐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 ICT기업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뿐만 아니라 세계 평균에 비해서도 영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S&P capital IQ에 데이터가 있는 ICT기업을 분석한 결과, 한국 ICT기업의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710억원으로 세계 평균인 7950억원의 1/3을 약간 넘고, 세계 1위인 미국기업 평균(3조3000억원) 대비 약 1/1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국가별 ICT 기업당 평균 매출액 비교 [그래프=전경련] 2020.07.29 iamkym@newspim.com |
한국 기업당 연구개발(R&D) 지출액 또한 세계 평균의 1/3, 미국 대비 1/15 규모였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 분야의 경우 한국의 1개사당 평균 매출액은 1190억원으로 세계 평균(5230억원)의 1/4, 미국(2조3000억원)의 1/20 수준으로, ICT 전체 산업보다 더욱 영세했다.
한국의 ICT산업의 기술 수준도 주요 경쟁국 대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6개 ICT 분야별 평균 기술수준은 선도국 미국을 100%로 봤을 때, 미국(100%) > 유럽(92.9%) > 일본(88.9%) > 중국(86.1%) > 한국(84.5%) 순이었다. 선도국인 미국과 기술격차가 1.4년에 이른다. 26개 ICT 기술분야 중 미·일·중·유럽 4대 경쟁국 모두에 열위인 분야는 13개로, 이중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인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야가 포함돼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훌륭한 ICT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외국기업의 놀이터가 되지 않으려면 ICT산업에 관한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며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성적인 업계 인력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환경의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혁신적인 ICT서비스 기업 육성을 위해 창업환경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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