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고조·코로나19 확산 지속되면 금값 상승 전망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도 주목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 금 가격이 다시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 심화에 따른 달러 가치 추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간 긴장고조에 따른 불안감이 금 수요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8%(33.50달러) 급등한 19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4일 온스당 1897.50달러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9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 가격을 기준으로 2011년 9월 기록한 사상최고치 1921달러를 제쳤다. 금은 올들어 25% 넘게 치솟아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이같은 금값의 상승은 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 대규모 중앙은행 양적완화(QE)와 아에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등이 금 수요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자산규모 120억달러의 귀금속 투자 자산운용사인 스프랏 최고경영자(CEO) 피터 그로스코프는 "금 가격 상승세는 올해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라며 "금은 마침내 메이 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실제로 보유해야만 하는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 규모는 올 상반기 400억달러러 사상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74억달러 더 늘었다.
금은 코로나19, 미·중 긴장 고조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상승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미 남서부주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확산되고 있고, 유럽에서도 스페인 등에서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일부 국가들에 여행제한이 재개됐다.
인시그니어 컨설턴트의 친탄 카르나니 수석시장분석가는 "미중 간 갈등이 심해지고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계속 급증한다면 금과 은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곧이어 2000달러 벽도 매우 쉽게 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달러 약세도 금 가격 급등의 배경이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값 상승이 점쳐지는 이유다. 코로나19 불안감이 미 달러 가치를 2018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면서 다른 통화 대비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해 금 수요를 끌어올렸다.
통상적으로 금값과 반대로 기류를 타는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는 점도 금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의 바라니 크리슈난 선임분석가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귀금속 가격을 더 높이 밀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의 귀금속 애널리스트 조니 테베스는 "실질금리가 계속 하락할 것이어서 금 가격이 앞으로 6~12개월 안에 온스당 2000달러를 찍을 수 있다"면서도 "탄탄한 경제지표가 금 상승세에 계속해서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