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뉴스핌] 홍재경 기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이탈 주민 김모(24)씨가 지난달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에 출연해 북한에서 생활과 탈북 계기 및 경로 등을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이 방송에 나와 "북한에서 장사하면서 지내왔는데 개성공단이 깨지면서(폐쇄되면서) 살기가 힘들어 외화벌이를 하거나 금, 약초 등을 캤다"라며 "돈 벌기가 힘들었고 두 귀도 잘 안 들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의미가 없고 희망이 안 보였다"며 탈북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어 "백마산(개성시 해평리)에 올라가 3일을 보냈는데 김포 쪽이 보였다"라며 "탈북을 마음먹고 올라간 건 아니었지만, 한국(쪽)을 보니까 불이 번쩍번쩍하고 산에 나무도 꽉 차 있고 너무 멋있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김씨는 또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개성시의 모든 게 안 돌아간다고 생각했다"라며 "사촌 형수, 사촌 형이 공단을 다녔었고 고모는 장사를 했는데 개성공단 폐쇄 이후 고모도 장사가 안돼서 시골로 내려갔다"라고 당시 어려웠던 북한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월북 추정 탈북민이 출연했던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 화면 캡처 2020.07.27 hjk01@newspim.com |
지난달 26일 방송에서 김씨는 지난 2017년 개성 백마산에서부터 강화도로 넘어왔다고 탈북경로를 밝혔다.
그는 "백마산에서 내려와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자고 마음먹었고 고압선 밑을 기어 나왔다"라며 "지뢰밭을 발견했을 때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땅을 찔러보면서 갔다"라고 했다.
김씨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한강을 건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빛만 보고 수영을 한참 하다가 유도를 지나 분계선이 좀 가까워졌을 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땅을 밟고 올라갔는데 분계선 문을 열고 군인 8명 정도가 나와서 나가자마자 쓰러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남한 땅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판단했으나 7시간 30분가량 지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두 귀를 고쳐서 잘 듣고 있는데 이게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며 "어머니나 형제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설움에 병원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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