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연속 내후성 시험…시험기간 1/3로 '뚝'
2013년 표준안 제안 후 8년만에 국제표준 확정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국산시험장비를 기반으로 하는 실외 내후성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국제표준 선점으로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 발판이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013년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방법'에 대한 표준안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발간됐다고 27일 밝혔다. 내후성은 햇빛, 온도, 습기, 바람 등 실외 기후 환경요소에 견디는 성질을 말한다.
자동차나 건축물 등의 외장재처럼 실외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장기간 햇빛, 비, 바람 등에 노출되면서,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등 제품의 물성이 저하돼 교체나 도색 등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소비자들은 내후성이 강한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제품의 실외 사용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내후성 시험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같은 이같은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해 국제표준을 요청, 제정된 것이다.
변색된 자동차 부품 예시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0.07.27 fedor01@newspim.com |
이번 표준은 국가기술표준원의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KCL, 캠틱종합기술원, 한남대학교 등 산·학·연이 협업해 개발했다. 특히 국내 시험연구원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개발한 국산 시험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시험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광(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 실시함으로써 시험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전에도 시험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청명한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되는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 2013년에 국제표준안으로 KCL이 최초 제안했지만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국내 기술로 만든 시험장비를 적용한 내후성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돼 이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도 국내기업 시험장비의 구매가 기대되는 등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승우 국표원 원장은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의 장비를 사용한 시험방법을 국제표준으로 만들어 장비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가운데, 국산 시험장비를 적용한 국제표준이 제정돼 의미가 있다"며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2.0 전략'과 연계해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검사 장비를 활용한 시험방법 등의 국제표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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