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침체됐던 중국 영화계가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기한 연기됐던 제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가 개막을 앞두고 티켓 판매에 나선 가운데, 감염증 사태가 여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하이국제영화제 측은 최근 공식자료를 통해 "영화제 출품작 티켓 판매 상황이 코로나를 감안하면 무척 좋은 상황"이라며 "영화계가 오랜 침체를 딛고 일어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원래 지난 6월 13일 개최해 그달 22일 폐막할 예정이었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 여파를 고려, 이달 25일부터 8월 2일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 일정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이틀 뒤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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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측에 따르면 지난 20일 진행된 출품작 티켓 발매 결과 10분 만에 10만7800장이 팔려나갔다. 30분 만에 세운 기록은 12만1100장.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에서 처음 열리는 대형 문화행사이자 국제영화제라 현지는 물론 국내외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현지 극장가들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춘절 시즌 코로나19 사태에 휘말려 일제히 문을 닫았던 극장들이 최근 감염 우려가 낮은 지역별로 재개관에 돌입했다.
흥행수익도 안정적이라는 게 현지 극장가 주장이다. 중국 영화정보사이트 마오옌무비(猫眼電影) 통계를 보면, 20일 기준 83개 도시 약 391개관에서 극장수익 350만 위안(약 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못한 수준이지만, 지난 3월 한 차례 극장을 재개관할 당시 하루 2명 수준으로 관객이 들던 상황과는 일단 다르다.
최장 180여일간이나 문을 닫았던 극장들은 감염증 우려에 대비,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므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관객 체온 측정은 물론 개인정보 등록을 의무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도 지킬 방침이다.
감염 우려가 비교적 덜한 시내 영화관들을 24일 재개관하는 베이징 결정도 극장가에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중국 극장가는 당장 개봉이 밀린 국내외 대작을 상영할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문을 여는 만큼 일정한 관객 유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일각에선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이른 감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를 겪은 현지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이런 우려는 적잖게 나오고 있다. 한 영화팬은 "당장 일본만 봐도 코로나 감염자가 점점 늘어난다. 이건 쉽게 잡히는 감염증이 아니라는 말"이라며 "'우리는 괜찮다' 식으로는 결국 국민만 피해를 본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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