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항공

속보

더보기

HDC·애경 태도변화에 항공업 '휘청'…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기사입력 : 2020년07월22일 13:43

최종수정 : 2020년07월22일 13:43

"항공사 적자·LCC 공급과잉 몰랐나"
HDC·애경, 위기 알면서 인수 강행
코로나 겹치자 '파기' 명분 쌓기 급급
아시아나·이스타는 정상화 기회 날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인수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아사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지난해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지 8개월. 이런 정몽규 HDC 회장의 발언은 허언이 됐다.

이스타항공 매각작업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항공의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먼저 제안해 놓고 도리어 계약 파기 선언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항공업계 재편을 예고했던 두 건의 초대형 빅딜은 항공업계 전반을 휘청거리게 만드는 초대형 악재가 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두 그룹 총수들의 허황된 청사진이 항공업계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2 dlsgur9757@newspim.com

◆HDC·애경, 코로나 사태 터지자 '딜 무산' 명분 쌓기 급급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와 애경그룹은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계약을 무산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당초 HDC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새 시장 진입을,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LCC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하지만 두 그룹의 계획은 7~8개월 만에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HDC와 애경그룹이 항공사 인수에서 동시에 발을 빼려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업황 악화다. 항공업계는 올해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7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아예 운항을 중단했다.

새 항공사를 인수해 그룹 청사진을 제시하려던 HDC와 애경그룹은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보니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두 그룹은 지난달부터는 본격적으로 '노딜' 선언을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HDC는 지난달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인수 협상을 원점에서 재점검하자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6개월 만이다. 예상치 못한 부채가 발생했다는 게 이유지만, 아시아나항공과 항공업계는 "HDC가 몰랐을 리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금호산업은 최근 HDC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HDC의 답변이 없는 상태다. 채권단과의 추가 협상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경그룹은 사실상 계약 파기 통보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발표하고 지난 3월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양측은 지금까지 계약상 선행조건이 무엇인지 공방만 벌이다 시간을 허비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LCC시장 점유율 확대를 원했다. 하지만 항공업 침체로 새 항공사 인수로 인한 점유율 확대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다.

◆항공사 인수해 그룹 청사진?..항공업 실태 파악 제대로 했나

업계에서는 이번 딜 무산을 코로나19 사태만으로 설명하기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애초에 항공사 인수로 재도약을 노렸던 HDC와 애경그룹의 청사진 방향이 잘못 설정된 부분도 크다. 지난해 이미 국적 항공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항공업은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뚜렷했던 데다, LCC 공급 과잉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HDC와 애경그룹 모두 이같은 상황을 모르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11월 "현재 항공업계는 국내외 안전문제와 더불어 경쟁심화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면서도 인수를 강행했고,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와 경쟁했던 상대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물 건너가자 이스타항공 인수로 방향은 튼 것.

두 오너그룹이 인수결정을 미루는 사이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회생 불가능한 지경에 빠졌다. 두 항공사는 M&A 중이라는 이유로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기간산업안정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당초 인수종결시점인 지난 6월 말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딜 클로징이 연기되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파산이 유력하며, 아시아나항공도 혹독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노동자 7차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촉구하고 있다. 2020.07.08 mironj19@newspim.com

◆정부 '책임감' 보이라는데..HDC·애경은 "노딜" 선언 눈치만

정부도 두 그룹에 강조한 부분이 '책임감'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3일 정몽규 회장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을 직접 만나 "진행 중인 M&A는 항공산업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업계는 사실상 '노딜' 선언만 남겨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두 항공사는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각 그룹이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인수할 경우 고용 유지 등으로 나갈 고정비용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각 그룹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마련계획도 갖고 있어 현재 정부의 자금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정부가 개입된 상황인 만큼 노딜 선언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