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 탄생 100년 맞아 유족들 통영시에 유품 기증
[통영=뉴스핌] 이경구 기자 = 통영이 낳은 시조시인이자 서예, 문인화, 전각 등의 대가였던 초정 김상옥 선생의 탄생 100년을 맞아 선생의 문학과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유품과 작품들이 통영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초정 김상옥선생 유품 기증식 [사진=통영시] 2020.07.21 lkk02@newspim.com |
통영시는 21일 선생의 장녀 김훈정 씨 부부가 통영시를 방문해 본인과 차녀 김훈아 씨 등 유족들과 제자 故 김재승 박사 장남 김대석 씨가 소유하고 있던 초정 선생의 유품과 서화 등 예술작품을 포함 200여 점의 유품을 시에 조건없이 기증했다고 밝혔다.
시는 2008년 초정 선생 생가가 있는 항남 1번가 골목을 초정거리로 명명하고 생가를 구입해 기념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사업에 선정돼 최근 문화재청이 초정 김상옥 생가를 비롯한 9동의 통영근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고시함에 따라 생가매입과 보존은 탄력을 받게 됐다.
통영시가 인수하게 되는 유품에는 초정 선생의 시집, 시조집, 동시집, 산문집 초판본과 서화전 도록(圖錄), 친필편지, 육필원고, 초정이 받은 윤이상, 박경리 선생 등의 친필편지, 초정 소장의 책자, 사진 자료, 그리고 초정 선생이 쓴 글씨와 그림 액자와 직접 빚은 도자기 등 초정 선생의 창작예술작품과 애장품, 현판, 초정의 일생과 문학,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유품 중에는 서울의 다른 문학관에서 기증을 희망했으나 어렵게 거절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족들은 아버지만큼 통영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을까 싶을 만큼 통영 사랑은 아버지의 숨결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유품은 통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번 유품 기증은 초정 김상옥 선생 유족과 지속적으로 연락해왔던 통영쪽빛감성학교가 가교역할을 했다.
초정 김상옥 선생의 맏딸 김훈정 씨는 이날 강석주 통영시장을 방문하여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통영과 충무공을 사랑하셨고 뜨거운 예술혼과 고결한 정신으로 평생을 사신 것을 저희가 보았으므로 저희 유족들이 보관해 온 아버지 유품과 작품들은 마땅히 통영시와 통영시민들께 드려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기증목록과 함께 김대석 씨 등 세 사람이 서명한 소장품 기증서를 제출했다.
초정 김상옥 선생 [사진=통영시] 2020.07.21 lkk02@newspim.com |
그는 "이 기증품들이 후대까지 더 많은 분들이 아버지와 아버지의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시는 계기가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유족들의 뜻을 받아들여 유품들을 잘 보존하고 향후 초정 기념관이 건립되면 온 시민들에게 공개해서 그 뜻이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초정 김상옥 선생은 1920년 5월 3일 경남 통영군에서 1남 6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2004년 10월 31일 8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39년 시조 '봉선화'가 '문장'지에 가람 이병기의 추천을 받고 동아일보 시조 공모에 '낙엽'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1949년 작곡가 윤이상이 부산에서 출판한 첫 작곡집 '달무리'에 조지훈의 '고풍의상', 박목월의 '달무리'와 더불어 김상옥의 '추천', '봉선화(편지)'가 함께 수록됐다.
시(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로 불릴 만큼 일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삼양문화상, 보관문화훈장(이 훈장은 본인이 거절), 노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충무시문화상, 가람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통영에서는 봉선화 시비, 초정거리, 초정 좌상 등이 있고 매년 초정 김상옥 시조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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