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국보·보물로 지정된 건조물문화재 622건(국보 87건, 보물 535건)에 부속된 기록물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고 9일 밝혔다. 구축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다.
부속기록물은 현판, 주련(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문구), 비문, 묵서 등으로 건조물의 건립 취지, 중수와 변화, 관련 인물의 행적, 종교 의미 등을 담아 기록한 것으로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건조물의 인문학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소중한 유산이다. 지금까지 건조물 위주로 보존·관리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된 경향이 있고 전문적 식견이 없는 방문자들은 현판이나 주련, 비문 등의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현판 관련 기록물 DB화 시안 [사진=문화재청] 2020.07.09 89hklee@newspim.com |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부속기록물 1485개(현판 773개, 주련 419개, 비문 159개, 각자 85개, 묵서 49개)의 문양, 바탕색과 글자색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마쳤고 최근 번역작업까지 완료했다.
또한 사진과 공문서, 고문헌, 보고서 등 관련기록물만 4만579개(사진 1만7692개, 공문서 1만6867개, 보고서 2093개, 고문헌 1143개, 기타 2784개)도 수집해 통합 이력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참고로 관련 기록물도 건축물의 보존·관리 이력과 학술연구 성과 등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료지만 현재 여러 장소에 다양한 형태로 분산돼 체계적인 문화재 보존 관리와 활용, 관련 분야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지난 조사 과정에서 부속 기록물의 하나인 주련의 누락, 부착 순서의 오류 7건을 확인했고 현판과 주련의 색상·문양·보존상태 등도 확인해 목록화했다. 현판 테두리의 문양은 화문(꽃무늬)이 30%로 가장 많고 당초문(식물 덩굴무늬), 칠보문, 금문 순이었다. 현판과 주련 모두 바탕색과 글자색은 흑색 바탕에 백색 글자(611건)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들은 문화재수리에 기초 자료로서 위치 변경이나 분실, 훼손이 발생할 시에 원형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 12월 예정으로 추진되는 건조물문화재의 4만2000여 건에 이르는 부속기록물과 관련기록물의 DB화가 완료되면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 게재해 국민의 문화재 이해에 도움을 주는 한편, 관련 연구자들을 위한 학술정보로도 제공해 문화재 보존 관리와 학술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청의 주요 사업인 문화재 안내판 개선 작업 등의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건조물과 그 기록물의 통합적인 보존 관리를 위해 문화재수리 기준(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 등)에 부속 기록물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정기조사를 할 때 부속 기록물 조사도 포함해 필요하면 즉시 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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