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내각을 교체한다. 지방선거 참패 후 2022년 대선에 앞서 좌파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도우파 총리와 결별하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3일(현지시간)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와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앞)과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차기 총리는 이날 중으로 지명될 예정이지만, 과거 프랑스 내각 개편 시 종종 발생했던 바처럼 사임한 총리를 재지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엘리제궁은 전했다.
내후년 대선까지 임기를 21개월 남겨 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6월 중순 코로나19(COVID-19) 위기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쇄신하겠다고 밝힌 이후 필리프 총리 교체설이 지속됐다.
지난 6월 28일 지방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녹색당 등 중도좌파 진영에 참패하자, 좌파 성향이 뚜렷한 총리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정치 애널리스트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보다 지지율이 앞서는 필리프 총리를 교체하는 것은 도박이라고 논평했다.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당시 내내 마크롱 대통령에 충성심을 잃지 않았던 총리를 잃는 한편, 그나마 정부 지지율에 기여하며 2022년 대선에서 중도우파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는 인물과 결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필리프 총리를 유임할 경우 신진 정당을 이끄는 마크롱 대통령이 내각 쇄신 역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필리프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노르망디 항구도시 르아브르 시장에 당선됐다. 프랑스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앙정부 각료의 겸임을 허용하고 있어 필리프 총리는 시장직과 총리직 겸임이 가능한 상태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