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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현산, 협상 나와라"...아시아나 M&A 조건 재협상

기사입력 : 2020년07월03일 11:06

최종수정 : 2020년07월03일 11:22

러시아 기업결함심사 마무리, 재협상 시작
금호산업의 '구주' 인수가 부담, M&A 쟁점
영구채 출자전환 등 추가 지원안도 전망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산업은행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조만간 재협상 절차에 돌입한다. 현재로선 모든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현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 인하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되며 현산과 산은의 재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이날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또 산은 등 채권단과 인수상황 재점검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산은 최근 재협상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채권단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이 아직까지는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공문을 보내온 적은 없다"며 "추가 공문이 접수된 이후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면 (재협상 논의가) 확실해지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지난 몇달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의 만남 이후 속도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정 회장과의 만남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를 확실하게 결정해준다면 매각조건을 충분히 완화해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권에선 재협상이 본격화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즉 인수가격 조정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12월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조5000억원을 들여 금호그룹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1주당 4700원)에 인수하고 2조1771억원은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된다. 반면 구주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흘러간다. 현산 입장에서는 주식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구주 가격을 덜 주고 싶을 수밖에 없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는 6868만8063주다. 인수 결정 당시 합의한 주당 가격은 4700원이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날 기준 3820원에 불가하다. 현산 입장에서는 약 6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채권단과 현산이 구주 가격을 낮추는데 유일한 변수는 당사자인 금호산업의 반대다. 하지만 업권에선 금호산업이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사태가 여기까지 온데는 금호산업의 책임이 크다는 점은 명확하다"며 "매각대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겠지만 별 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협상 테이블에는 ▲5000억원 규모 영구채 출자전환 ▲추가 지원안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0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은 구주가격 조정과 함께 현산이 가장 원했던 M&A 옵션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이 영구채 전환을 결정하면 현산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 절감은 물론 국책은행을 주요 주주로 참여시킬 수 있어 회사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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