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중국에서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지난 2009년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일으켰던 'H1N1' 계통의 이 바이러스는 인간 전염과 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현지시간) BBC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연구팀은 이날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중국 돼지에게서 발견됐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게재했다.
중국 돼지에서 발견되고 'G4 EA H1N1'로 명명된 이 바이러스는 지난 2009년 팬데믹을 일으켰던 'H1N1' 바이러스 계통이다.
이번에 논문을 발표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중국 대학교 연구자들은 "2009년 대유행 이후 바이러스가 인간-인간 전염이 가능하도록 적응했을 수도 있다"며 "인간 감염에 필요한 모든 필수적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지역 도축장과 동물병원에서 3만여 마리의 돼지 코에서 채취한 표본을 분석한 결과 179개의 독감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논문에서 연구팀은 "G4 바이러스는 지난 201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10개 지역에서 발견된 돼지 독감 유전자 타입 중 대부분이 G4 유형으로 밝혀졌다"며 "G4는 지난 2009년 조류독감 팬데믹을 일으킨 H1N1 바이러스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G4 타입 바이러스는 인간-인간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2009년 대유행 이후 바이러스가 인간-인간 전염이 가능하도록 적응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G4 EA H1N1' 바이러스는 이제 중국 축산농가의 큰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며 "그리고 G4 바이러스가 돼지 가운데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인간도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만일 더 많은 감염이 이뤄지면 바이러스가 새 환경에 적응하고 대유행이 될 수도 있다"며 "농가와 농부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우드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이날 B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병원균이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새 위험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며 "농가에서 길러지는 동물은 야생동물보다 인간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유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양돈 사육 농가 모습[사진=셔터스톡]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