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청개구리주' 양상
전문가 "경기방어주 성격 때문일 수도...확대 해석은 말아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될 때 상승세를 보이던 방산주가 최근 특별한 호재나 새로운 소식 없이도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면 오르고, 반대로 지수가 상승하면 내려가는 전형적인 '청개구리주' 형태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방산주가 이른바 경기방어주 성격을 지니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하지만, 일각에선 증시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우연한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6일 오후 폭파된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사진=국방부] |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오전 중 내리막길을 걸으며 당일 저점인 742.57을 찍은 뒤 이를 기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방산 관련 종목의 주가 추이였다. 대표적인 방산업체 빅텍을 비롯해 스페코, 퍼스텍 등 코스닥 시장 방산주들이 코스닥 지수와 반대 양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빅텍은 코스닥 지수가 내려앉던 이날 오전 중 상승폭을 서서히 확대하기 시작해 당일 고점인 7960원을 터치한 이후 하향세를 탔다. 스페코와 퍼스텍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오전에는 방산주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코스닥 지수와 엇갈린 방산주 행보에 관한 해석도 분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며칠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면서 현재 남북관계는 숨고르기 양상"이라며 "이날 남북 이슈가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통상적으로 방산주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는 인디에프와 아난티, 좋은사람들 등 남북 경협주들은 이날 전반적으로 약세 일변도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방산주가 때때로 경기방어주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방어주란 경기 호전 혹은 위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에 속하는 종목을 뜻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방산주는 전반적인 경기보다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사용 규모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흔히 하락장에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기방어주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돈이 몰린 상황에서는 방산주 같은 중소형주가 언제든지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확대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헌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방산주는 중소형주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나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시간을 두고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대북 상황은 쳇바퀴와 같아서 변화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개별 뉴스에 반응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