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우리가 코로나19로 부르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중국말로는 신형관상바이러스폐렴(新型冠状病毒肺炎), 줄여서 신관폐이옌(新冠肺炎)이다. 글자의 뜻은 '새로운 관(신형 코로나)'이지만 통상 '신관'이라고 하면 코로나19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는 현재 전국에 걸쳐 회사 이름과 브랜드에 '신관', 우리로 치면 '코로나'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업이 1501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428개사는 10년 이상 운영돼온 회사다.
코로나19, 즉 '신관'을 경원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만한데 정작 신관이라는 글자가 포함된 회사명을 가진 회사들은 이를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오히려 올초 '신관 페이옌'이 확산된 이후에도 중국에서는 '신관'이 포함된 이름의 법인 설립이 늘어났다.
중국은 25일~27일 단오절 소황금주에 들어갔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이 날 종쯔(粽子)를 빚어 먹고, 뜸 및 족욕 용 재료와 환을 만들기 위해 쑥을 베어 말린다. 호수와 강가에서 펼쳐지는 배 젖기 대회 '사이롱저우(賽龍舟)'도 단오제 주요 활동중 하나다. 종쯔를 먹는다 해서 단오절을 '종쯔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종쯔는 찐 찹쌀에 설탕에 절인 대추와 곡물 고기 등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중국에서 최근 팔리는 종쯔의 가격대는 대체로 100그램에 4위안 안팎이다. 일종의 전통 풍미의 문화상품이 된 종쯔는 코로나19 불경기에도 가격이 작년보다 소폭 올랐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종쯔 가격대는 한 상자에 60위안~200위안 정도 하는 포장 상품들이다.
단오절을 맞아 중국 온 오프라인에서는 대나무와 연잎에 쪄서 만든 전통음식 종쯔 마케팅이 치열하게 펼쳐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는 단오절 전 한달동안 2억 여 위안 어치의 종쯔가 팔려나갔다. 특히 우팡자이(五芳齋) 전전라오라오(真真老老)와 같은 라오즈하오(老字號)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6.26 chk@newspim.com |
오프라인에서도 런런러(人人樂) 다룬파(大潤發) 카르푸(家樂福) 융후이슈퍼(永輝超市) 등 대부분 슈퍼와 대형 마트들이 모두 종쯔를 취급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한 식품기업이 생산하는 '신관' 브랜드의 종쯔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말하자면 '코로나 종쯔'라는 의미인데 이 회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영업에 다소 영향이 있지만 올해 종쯔 영업이 그런대로 괜찮다며 계속 이 이름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31년의 연륜을 가진 브랜드라며 코로나라는 유행병 때문에 명칭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고집한다.
이 회사는 오랫동안 매년 단오절이 찾아오면 '신관표 종쯔', 중추절이 되면 '신관표 웨빙'을 생산해왔다. 쓰촨성 청두 사람들이라면 신관 종쯔, 신관 웨빙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특히 종쯔는 청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추억의 음식 같은 것이 됐다. 코로나라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아랑곳 않고 올해도 이 회사는 종쯔 제품위에다가 신관, 즉 '코로나' 마크를 찍어서 판매하고 있다.
중국일보에 따르면 중국에는 전국적으로 회사 이름에 신관(코로나19)이라는 낱말이 포함된 기업이 1501개에 이른다. 이가운데 835개 '코로나' 기업이 여전히 영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설립 10년 이상 된 기업도 400개가 넘는다.
올초 코로나19가 발생했음에도 상반기 6개월간 신관이라는 글자를 넣어 등록한 기업 수가 47개에 달했다. 회사 이름에 '코로나'가 들어간 기업은 광둥(廣東)성이 283개로 제일 많다. 가장 최근에는 6월 19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칭다오신관 천성신소재공사가 법인등록을 마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