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유엔군 피해규모 15만명…생존자 평균연령 88세
코로나19 대응 마스크 지원…하반기엔 한국 초청 예정
[편집자주] 6·25 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다. 전쟁 직후 한국은 사실상 폐허가 됐으나 산업화·민주화를 빠르게 달성하며 현재는 상위권 국력을 갖췄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북한은 남측의 협력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감행하며 대남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뉴스핌>은 동족상잔의 비극 70주년을 맞아 현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전후 달라진 대한민국의 세계 속 위상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은 지 채 5년도 지나기 전인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는 전쟁터로 변했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도와준 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22개국에서 온 유엔군 장병들이었다. 70년이 지난 2020년, 위상이 달라진 한국은 참전용사들에게 보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6·25 전쟁은 유엔이 세계 평화 유지를 목표로 유엔군을 창설한 후 파병한 최초의 전쟁이었다.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 연합국은 전투지원 16개국, 의료지원 6개국 등 총 22개국이다. 이들은 언어는 물론 종교·문화·식생활 등이 달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쟁의 고통을 감내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외벽에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리는 '잊지 않습니다' 현수막이 부착돼있다. 2020.06.16 alwaysame@newspim.com |
전쟁이 끝난 후 한국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며 빠르게 발전했다. 6·25 전쟁 직후인 1960년 40억달러에 불과하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는 2018년 1조6190억달러로 409배 성장했다.
국제무대에서의 비중도 커졌다. 1991년 9월 유엔총회에서 한국은 유엔에 가입했고, 2007에는 반기문 현 글로벌녹생성장연구소(GGGI) 총회·이사회 의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세계 최초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것도 한국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유엔군 참전 규모는 195만7733명으로 추산된다. 3년간의 전쟁으로 이들 중 3만7000여명이 전사·사망했고, 부상·실종·포로를 포함하면 유엔군 피해 규모는 15만여명이다. 6월 현재 유엔군 참전용사 생존자는 약 40만명인 것으로 보훈처는 추산하고 있다. 전체의 20%만 남은 셈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88세다.
올해 정부의 6·25 참전용사 지원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스크 지원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국내 마스크 5부제 시행 및 해외 반출 제한 등이 유지되던 상황에 시작됐다. 국민들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한국이 존재할 수 있게 도와준 이들을 돕는 일도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총 지원 수량은 100만장이다. 전체 참전용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 50만장이 지원됐고, 21개국에는 참전 인원 및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등을 고려해 50만장이 배분됐다. 참전용사에게 마스크는 단순한 방역물품이 아닌 청춘을 바쳐 싸운 자부심이었다. 참전용사들은 "한국은 자유를 위해 싸운 이들을 잊지 않았고, 우리도 한국을 잊지 않을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챙겨줘 고맙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6·25 전쟁 70주년을 앞두고 22개 참전국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22개 참전국 정상들은 6·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보내왔다. 영상 메시지는 이날 6·25 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상영된다.
한편 코로나19로 상반기에 예정했던 유엔군 참전용사를 위한 행사는 대부분 연기 혹은 축소됐으나, 올 하반기에는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초청행사'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1975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을 다녀간 참전용사는 2018년 말까지 3만3000여명이다. 참전용사들은 전우의 희생이 있는 곳, 젊음을 바쳐 지켜낸 땅인 한국에 오는 것 자체로 각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고령이나 건강상 이유로 방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현지 감사 행사, 참전 22개국을 초청한 보훈부 장관회의, 군부대 장병 초청행사 등도 추진된다. 올해는 11월 11일 '턴 투워드 부산(부산을 향하여)' 행사와 연계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턴 투워드 부산은 매년 11월 11일 참전국들이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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