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들은 中 식당에 재취업
소식통 "北, 외화난 심각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중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폐업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고전하다 일부는 문을 닫았다"며 "폐업한 북한식당의 종업원들은 중국인이 경영하는 식당 종업원으로 재취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2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테이블마다 가림막이 쳐져 있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이 부진한 중국 내 북조선 식당들이 자진 폐업을 하고 북조선 종업원들은 중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의 복무원으로 재취업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에는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특이한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에 진출한 북조선 식당들은 영업이 시원치 않을 경우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 식당을 이전하거나 그럴 여건이 안 되면 식당 문을 닫고 종업원 모두를 귀국시키는 게 지금까지의 통례였다"며 "하지만 요즘처럼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재취업 하는 것은 무역중단으로 인한 외화난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한 고비를 넘기면서 대부분의 업소들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식당들의 영업이 전에 비해 상당히 어렵다"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중국식당에 재취업하는 북조선 종업원들이 과거처럼 높은 임금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연길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면 전에 북조선식당에서 일하던 낯이 익은 복무원을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반가워서 말을 건네지만 못 들은 척하며 예전과 달리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른 테이블로 발길을 돌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류경식당을 비롯한 연길의 북조선 식당들 대부분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손님이 없어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에만 두 시간 정도 식당 불(조명)을 켜고는 나머지 시간에는 불도 켜지 않는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길에는) 류경식당을 비롯해 5개의 북조선 직영식당이 영업을 했으나 올해 들어 (그 중) 2곳은 폐업을 하고 현재까지 버티고 있는 곳은 3개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조선 식당에 비해 규모도 크고 영업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의 북조선 식당들도 요즘에는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한 한국 기업인은 "베이징에서 가장 잘 나가던 북한 식당 중 은빈관과 옥류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4월 중순경부터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했지만 해당화와 대동강 식당은 아직도 문이 굳게 닫혀있다"며 "폐업한 것 같지는 않은데 영업을 먼저 재개한 식당의 영업이 부진한 것을 보고 영업 재개시점을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베이징 신파디(新發地)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신파디 시장 인근 식당들은 또다시 문을 닫았다"며 "북조선 식당들은 대부분 (신파디)시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사태가 악화되면 문을 닫거나 아예 식당영업을 포기해야 할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