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반대 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에 있는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의 동상과 위베르 리요테 장군 동상도 붉은색 페인트로 칠해졌다. 리요테 장군은 식민지 총독을 지냈고 볼테르는 노예무역회사에 투자했다는 전력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의 군사박물관인 앵발리드 옆에 있는 전 프랑스 육군 원수 리요테의 동상과 세느강의 오르세 미술관 측에 있는 볼테르 동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칠해졌다.
미국에서 노예제도나 인종차별과 관련된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이 철거되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인종차별과 관련된 인사들의 동상이 붉은색으로 칠해진 것이다.
리요테 장군은 제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군을 이끈 전쟁 영웅이었지만 그 전에 모로코, 알제리, 마다가스카르, 인도차이나 등 프랑스 식민지에서 총독을 지냈다.
볼테르는 이성적 사고와 자유를 강조하는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요 역사가다. 볼테르는 노예무역에 깊이 관여했던 제국주의 회사에 투자해 재산을 모았다.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무역선도 있었다.
지난주에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동상 2개도 오렌지색 페인트가 칠해지고 또 얼굴에 '노예'라는 글자가 적힌 채 발견됐다. 드골은 2차대전 때 프랑스를 이끈 국부로 추앙을 받았지만 프랑스의 식민 지배에 대해서는 모른 척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동상 훼손 행위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마크롱은 지난 14일 대국민 담화에서 "프랑스는 어떤 인물도 역사에서 지우지는 않을 것이며 어떤 동상도 철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날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루스벨트의 동상이 식민주의 영토확장과 인종차별의 상징이어서 여러 해 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며 "뉴욕 자연사박물관 입구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제26대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스벨트 동상은 지난 1940년대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센트럴 파크 웨스트 입구에 세워진 것으로, 미국 원주민 남성 한 명과 아프리카계 흑인 남성 한 명을 땅 위에 거느린 루스벨트가 말 위에 높이 타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 동상이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쓰고 있다. 그가 생전에 소유했던 재산의 일부는 식민지 무역을 통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06.23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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