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잇달아..."현금 확보해 재무건전성 높여야"
한화갤러리아 작년 총 차입금 5560억...전년 比 30.5% ↑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상 경영을 이어가는 유통업체들이 유휴자산을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점포를 매각하거나 용도 변경을 통한 재개발에 나서는 등 오프라인 매장 구조 조정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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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광교점 전경. [사진=갤러리아] 2020.02.27 nrd8120@newspim.com |
◆'갤러리아 광교점' 개점 3달 만에 매각..."차입금 상환 주력할 듯"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광교점'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갤러리아 광교점을 개점한지 세 달 만이다.
특히 광교점은 한화갤러리아가 2010년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를 출점한 이후 10년 만에 개점한 신규 점포로 관심을 받은 만큼 업계의 충격도 컸다.
광교점 오픈 당시 한화갤러리아 측은 명품 백화점인 압구정동 명품관에 이어 '제 2의 명품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2021년까지 연 매출 5000억원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장 초기 특수를 누리지 못한데다 장기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갤러리아의 차입금은 최근 3년 째 증가 추세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5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0억원이나 늘었고 같은 기간 부채도 1조25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01억원 증가했다.
부진한 실적도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6% 감소한 418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9월 약 3년 간 진행해 온 면세사업을 철수키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사업으로 각각 1300억원을 영업 손실을 봤다.
면세사업에서 손을 뗀 한화갤러리아는 작년 수원점을 약 1100억원에 매각했고 올 2월에는 천안 센터시티점을 세일앤리스백으로 3000억원에 팔았다. 광교점 매각에 성공하면 한화갤러리아는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건물 매각 후 세일앤 리스백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일앤 리스백은 유통업계에서 하나의 자산 유동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가격이 맞지 않는다면 매각 절차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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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nrd8120@newspim.com |
◆연내 120개 매장 폐점 나선 롯데, 홈플러스·이마트도 유휴 자산 매각
롯데쇼핑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백화점 5개, 롯데슈퍼 74개, 헬스&뷰티 스토어 롭스 25개 등 120개 매장을 연내 폐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롯데마트 양주점과 천안아산점을 폐점했고 이어 이달 말 VIC신영통점을 다음달엔 VIC킨텍스점과 천안점, 의정부점 등 세 곳의 영업을 종료한다.
최근 업계에선 롯데백화점 강남점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강남점의 경우 강남권에 위치한 유일한 백화점인데다 롯데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핵심점포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청주점·의왕점·장유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 10개 점포를 롯데리츠에 양도하고 재임차했다. 이를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도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 완산점, 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 등을 세일앤리스백 형태로 매각한 홈플러스는 올해에도 3개 내외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한다. 안산점과 대구점, 둔산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문화 변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리졌다"면서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