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전문가들 "지금 잡지 않으면 늦는다" 한 목소리
생활방역 후 재생산지수 4배 증가 연구 결과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5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97%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 양천구 운동시설,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등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루라도 빨리 고강도 거리두기로 돌아가 감염집단 간 연결고리를 끊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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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근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약 2주간 시행했던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를 수도권 환자 발생 추이가 한자리 수로 줄어들 때까지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2020.06.15 yooksa@newspim.com |
◆ 의료계 "지금 거리두기 안 하면 가을 재유행 가능성"
방역당국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경우 경제활동이 멈추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수도권에서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대구와 경북 지역과 같은 환자 급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월 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보름이 지났는데도 수도권 유행이 심상치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현재 의료시스템과 방역체계 모두 과부하가 걸린 상황으로, 다들 힘든 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번아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료시스템이 과부하되면 대구와 경북처럼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감염이 통제되는 것이 아닌데 선후관계를 잘못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제대로 방역을 하지 않아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그 때는 이미 늦다"며 "국민들에게 지금이 심각한 상황이니 다시 한 번 (거리두기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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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6.18 chk@newspim.com |
◆ 중국은 확진자 재급증...한국도 재생산지수 4배 증가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였던 중국에서도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에서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15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베이징은 사실상 봉쇄돼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할 정도로 환자가 줄었던 중국에서 확진자가 다시 발생하면서 국내에서도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전파를 막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팀의 '코로나19 국내 확산 모델링 2차 확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재생산 지수는 지난 5월 초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며 4배 이상 증가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1명이 다른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지표인 재생산지수는 0.45까지 떨어졌지만 생활방역 이후 1.79까지 올라간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과 같은 방역체계가 유지될 경우 6월 말에는 신규 확진자 250명 이상, 7월 9일경에는 하루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 교수는 "수도권의 방역강화조치를 고려했음에도 7월 초 확산 규모가 커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당장 등교개학을 철회해 고강도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도 "서울도 뉴욕 못지 않은 대도시인데 800명보다 더 많은 하루 확진자도 나올 수 있다"며 "정부는 방역조치에 자신이 있는 것 같은데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