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등의 욕설..."너 어디 모자라냐" 막말 의혹도
육군본부, 인권조사관 포함해 감찰조사 진행 중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후속조치 진행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여단장이 병사에게 "넌 엄마 아빠도 없냐"는 등의 폭언을 한 의혹이 제기돼 육군본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자신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제1공병여단 예하 모부대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육군 지상작전사 제1군단사령부 제1공병여단 여단장의 실태'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자신이 소속된 여단의 여단장이 자신에게 "엄마 아빠도 없느냐"는 등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고 "새끼"라는 식으로 욕설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자신이 소속된 부대와 본인의 실명까지 직접 언급한 청원인은 지난 8일 있었던 여단장 사열 시간에 있었던 일을 장문의 글을 통해 상세히 제보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당시 청원인을 포함한 부대원들은 더운 여름 날씨에 화생방보호의와 산소통, 산소마스크 등을 착용한 채 훈련장에서 여단장 사열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후 병사들이 더위에 지쳐 힘들어하자, 현장 지휘관은 착용한 복장 중 일부를 탈의하고 자리에 앉아 쉴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마침 현장에 도착한 여단장은 이 모습을 보고 "패잔병들 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여단장은 도열한 병사들 중 유독 청원인에게 "넌 뭐가 불만이냐"고 지적을 했고, 이후에도 여단장이 청원인에게만 욕설과 폭언을 하며 인격 모독을 심하게 했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여단장은 청원인이 부대에 복귀한 후에도 따로 여단장실로 불러 "너 어디 모자라냐", "너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 "너네 아버지 회사에 21살 짜리가 아버지한테 '아저씨 왜 그래요?'하면 넌 애미, 애비도 없냐고 할 것 같지 않느냐"며 인격 모독성 발언을 했다.
청원인은 "그 순간 나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어 내가 존경하고 낳아주신 부모님에게 저런 말을 하니 정말 그 자리에서 울 것만 같았고, 괜히 나 하나 때문에 부모님이 이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정말 죽고만 싶었다"며 "그 날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 때문에 음식을 하나도 먹지 못했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 다음날 아침부터 우리 대대에 여단장께서 아침, 저녁으로 일주일 넘게 계속 방문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나에게 이렇게 보복을 하는 것 같아 이 글을 쓴다"며 청원을 올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육군은 "육군본부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했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모 여단장의 지휘활동과 관련된 제보 내용에 대해 오늘 육군본부 인권조사관이 포함된 감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조치를 엄정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