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심층분석] 北 말폭탄에 靑 강공모드…무력도발 가능성에 남북관계 '살얼음판'

기사입력 : 2020년06월18일 06:11

최종수정 : 2020년06월18일 06:11

전문가들 "대화·협력 열어두되 무력 사용 절대불용 원칙 견지해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대화 재개를 추진해온 청와대가 결국 강경 기조로 돌아섰다. 북한이 남북 합의사항을 파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모욕하며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도 시사해 당분간 남북관계는 살엄음판을 걷는 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무례한 어조", "몰상식한 행위",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 등으로 표현하며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그동안 북한의 온갖 대남비방에도 인내하며 직접 대응을 자제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윤 수석의 메시지는 사실상 북한과의 대화 유지 기조를 포기하고 냉각국면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내로남불' 北, 최고존엄 비판에는 발끈하면서 문대통령 원색 비난

윤 수석의 발언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대화가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도 줄기차게 북한을 다독이던 그간의 모습과 큰 차이가 있다. 청와대는 북한이 최근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빌미 삼아 남측을 비난할 때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대북 저자세'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청와대의 입장 변화는 북한의 언행이 남북 화해 정신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연락채널을 모두 단절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대화의 문을 닫았다. 긴장을 계속해서 고조시키면서도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급기야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북 대화·협력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철면피한 감언이설"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멋쟁이 시늉을 한다', '요사스러운 말장난', '잘난척, 정의로운척, 원칙적인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한다' 등 외교 관례상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표현을 동원하며 문 대통령과 그의 연설을 평가절하했다.

북한은 한국 측의 특사 파견 제안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김 부부장은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이 남북 대화에 있어 최소한의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하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엄중 경고했다.

북한은 이외에도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주둔시키고 서해상 훈련을 부활하겠다는 것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 결과물인 공동연락사무소를 예고한 대로 폭파한 전력이 있는 만큼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지난 16일 오후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돼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사진 = 국방부]

◆ "우리식 대화 강조는 역효과…매달릴수록 북한 지렛대 커져"

북한의 다음 행동으로는 개성공단 자산 몰수, 금강산 지역 우리 기업 시설 철거, 무력 도발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정면 반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어떤 식이든 북한의 추가적인 긴장고조 행위가 있으면 남북관계가 문 대통령 집권의 극한 대치 시대로 회귀할 우려가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우선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동시에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중국과 공조해야 한다"며 "김여정이 대놓고 시비를 거는 상황이라 공개하긴 불편하겠지만 미국과도 정책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추진할 때 3대 원칙은 무력사용 절대불용, 흡수통일 배제, 남북 화해협력이었다"며 "대화를 하되 무력사용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발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발표한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선언과 그 파장' 보고서에서 "우리의 대화·협력 추구 의지는 분명하지만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나 도발이 있을 경우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태세를 구비하고 있으며, 이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밝혔다.

차 연구위원은 이어 "현 시점에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 사실상 어려운 우리 중심의 대화를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기만으로 비춰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실제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북한이 원한다고 해서 언제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필요하면 대화에 나서왔지만 현재는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지금은 도발하면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며 냉정하게 지켜보는 것도 방편일 수 있다.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북한의 지렛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사진
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