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부거래 매출 비중 85%...감소폭도 경쟁사 대비 낮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SDS가 지난해 대외사업 확대를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6년만에 처음으로 공공 발주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내부거래 매출 비율은 여전히 80%를 넘어서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운 수준으로 내부거래를 낮추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삼성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작년 삼성SDS(개별기업 기준)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85%로 나타났다.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율은 3년간 점차 낮아져 2017년 88%, 2018년 87% 순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주요 대기업 IT 서비스 기업인 LG CNS, (주)SK(SKC&C) 등과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LG CNS의 내부거래 매출 비율은 58%, (주)SK는 46% 등이다.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2012년 물류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과 연결된다. 삼성SDS는 2013년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가 제한되자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 통신기술(IT) 시장에서 철수하고 해외 물류IT,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에 물류사업을 주축으로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이후 2019년, 삼성SDS 경영방침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2019년 시무식에서 '대외사업'을 강조하며 내부거래 낮추기에 나섰다. 홍 사장은 당시 시무식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기 위해 대외사업 및 해외사업 전략을 더욱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데 경영의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4대 전략사업으로 클라우드·스마트공장·인공지능(AI)·솔루션 등을 제시했다.
작년 삼성SDS가 공공사업 입찰에 나선 것도 대외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한 작업의 일환인 것이다. 삼성SDS의 6년만의 공공시장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삼성SDS는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의 1700억원 규모 차세대 지방세시스템 구축 사업을 따냈다. 당시 삼성SDS는 지방세 사업을 수주할 때 입찰 가능한 최저가 80%대 금액을 제안하며 '저가수주'로 업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어 11월엔 기획재정부 차세대 디지털예산 회계시스템(디브레인) 사업도 수주했다. 디브레인 사업은 2022년까지 1191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공공사업으로 당시 LG CNS와 막판 경쟁을 펼쳤지만 승기는 삼성SDS에게 돌아갔다.
IT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IT 서비스 업체가 대외사업으로 할 수 있는 것 중 공공사업과 금융사업이 액수가 크다"면서 "공공이나 금융 외에 다른 기업들의 IT 서비스 역시 할 순 있겠지만,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를 쓰게 되고 중소·중견기업은 돈이 안 되는 만큼 공공사업에 집중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섬SDS가 대외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 치곤 경쟁사 대비 내부거래 비중의 내림 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8년 87%에서 2019년 85%로 1.8%포인트 줄어든 반면 LG CNS는 같은 기간 62%에서 58%로 4.2%포인트 감소했고, (주)SK는 49%에서 46%로 3.7% 줄었다.
삼성SDS 관계자는 "공공사업에 대기업 참여제한이 풀린 것은 없지만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고, 우리도 솔루션이나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난해 '대외 사업을 통한 혁신적 성장'이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삼성 관계사 외 고객을 적극 확보하여 대외사업 매출액이 전년대비 31% 증가한 1조8000억원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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