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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연장 부담스러운 삼성...檢 수사심의위 '촉각'

기사입력 : 2020년06월10일 10:57

최종수정 : 2020년06월10일 11:06

4년째 이어지는 수사에 경영상 피로감 호소…11일 또 큰 산
포스트코로나 시대 '초격차' 대규모 투자 결정 '산적'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산 넘어 산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 고비를 넘긴 삼성이 이번엔 검찰 부의심의위원회 결과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11일 열리는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삼성 변호인단은 4년째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기소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적극 개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 이 부회장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자신의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사심의위는 대검찰청에 설치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과 결과 등에 대한 적법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18년 도입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결과를 대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0.06.08 alwaysame@newspim.com

위원장은 양창수 전 대법관이며 법조계와 학계·언론계 등 150~250명의 위원을 두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청 시민위원 중 무작위로 뽑힌 15명이 본 사건을 심의위에 부의할지를 논의한다.

다만, 그간 8번의 사례를 보면 수사심의위를 거쳐도 기존 검찰 수사 결과가 뒤바뀌지 않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으로 19개월째 시달려온 삼성으로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던진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외신이 "지난 3년간 거의 마비 상태"라고 삼성을 표현했듯이 이 부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그룹 전체에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되면서 삼성 주변에선 조금씩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시기는 무엇보다 총수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면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상황과 미중 갈등 고조의 위기에서 기회를 찾기 위한 총수의 노력에 제동이 걸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지만 또 한편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기업 삼성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과감하고도 선제적인 투자가 단행돼야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지배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기업인 중 처음으로 중국으로 날아 시안사업장 현장점검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용 EUV(극자외선)라인 신설을 결정하며 10조원대 투자 결단을 내린 바 있다. 또 8조원을 들여 낸드플래시 라인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경영자의 소신을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2018년 2월 석방 6개월 뒤에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등 4대 성장사업에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 발표가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도 검찰과의 대결 여정은 삼성으로서 여전히 위험 요소다. 수사심의위에서 대반전이 있지 않는 한 검찰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불구속 기소할 것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이 부회장은 또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해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삼성 입장에서는 리더십 공백으로 성장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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