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삼성, 지배구조 개편...적극적 M&A 시도 전망"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혹으로 구속 기로에 놓여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구속이 결정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이번 재판과 삼성그룹주들의 주가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제로 최근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고가 행진을 지속해왔고, 코스피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지수 상승과 큰 괴리를 보이지 않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있던 8일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대 하락하며 600원이 빠지는 데 그쳤다.
검찰의 오너 소환, 구속 여부 등 '오너리스크'가 부각됐다는 해석도 일부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대체로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등 '이성적인' 시장이 됐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결과를 대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0.06.08 alwaysame@newspim.com |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직접적으로 들고 있는 지분율이 크지 않을뿐더러 총수 한 마디로 전체 전략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재판 이슈와 삼성 주식은 크게 관계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도 (재판 이슈가) 주가와 상관없었고, 반도체 시장이 좋을 때는 삼성 악재가 오너리스크 때문에 나온다고 해도 전자 실적에 따라 주식이 움직였다"며 "이제는 각각의 이벤트를 분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처음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지난 2017년 초에도 주가는 미묘하게 움직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뤄졌던 당해 1월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0.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던 2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0% 넘게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1분기 평균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높게 전망되고,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이 나왔다.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감지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9일, 삼성 계열 주가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 등이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의 경우 장 초반부터 2% 넘게 올랐다.
KB증권은 영장 기각 후 낸 보고서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대국민 사과에서 언급했듯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중장기 경영 전략에 초점을 맞추며 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M&A 시도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TV, 휴대폰 등에 대해 하반기 수요가 우려대비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가전 부문은 6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증가와 5G 신모델 출시로 하반기 가동률이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휴대폰 사업부도 2분기 출하바닥 확인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줄었지만 하반기 IT수요 회복이 기대되는만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00원(+1.09%) 오른 5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1만2000원(+1.81%), 삼성SDI는 8000원(+2.13%)이 오르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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