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21대 국회에서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당 운영은 물론 국회 운영을 놓고도 독단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집권여당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당내로는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에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권 표를 던진 것이 '당론 위배 행위'로 간주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민주당은 또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오는 5일 국회를 단독 개원하겠다는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사무처에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통합당이 불참하더라도 5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부의장 선출 등 국회 운영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금 전 의원은 당의 징계조치에 불복해 지난 2일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국회법상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특히 이 조항은 김대중 정부 때 신설된 규정으로 자율적 의사에 따른 표결이 가능하도록 도입된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정당이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만약 그렇다면 (작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표결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기권한 분들을 다 징계해야 한다"며 자신에 대한 차별적인 징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번 징계에 대해 "헌법 및 국회법 규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재심 때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헌법 제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고 '소신 투표'를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법 제114조 2항에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더 구체적으로 '소신 투표'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다. 당론에 따르지 않고 투표한 금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징계가 헌법과 국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에서도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과 함께 21대 국회를 오는 5일 개원하겠다고 으름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정립해야 하는데 그 시작은 국회법을 지켜 정시에 개원하는 것"이라며 "아주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단독 개원 강행 의사를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정 시한 내 개원은 당연하고, 잘못된 관행이라면 청산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재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일차적인 책임은 여당인 민주당에 있다.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전부 갖겠다는 오만한 태도도 그렇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모두를 통합당에 줄수 없다는 비타협적인 태도는 상식적인 협상태도가 아니다. 의석수 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과 법사위원장의 제1 야당 배정은 모두 민주당의 전신인 야당의 요구로 관행으로 굳어진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설혹 국회를 법정 시한내 개원하지 못하더라도 협상과 합의를 통한 원 구성이 우선이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도 그러지 않았나. 여당이 됐다고, 절대 과반을 얻었다고 그동안의 원칙과 관행을 무시하는 것은 집권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통합당이 "독재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과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국정운영을 협조한 데 대해 초당적 협력키로 공감한 지 채 1주일도 안지났다.
일부 민주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징계에 반발하는 금 전 의원에 대해 탈당하라고 비난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도 "당론과 맞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에 대해 국민정서에 반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응원은 공당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당 지도부가 윤 의원 지지의사를 밝힌 이후 윤 의원의 비리를 폭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일부 지지자들의 비난은 인격살인 수준에 까지 이르고 있다. 모두 민주당 지도부의 비민주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 때문이다. 거대 여당의 독선과 아집이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