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결핍 인구도 48%에 달해…전 세계 4배·동아시아 6배
전문가 "北 주민 식단 다양하지 못해…곡물·채소 섭취 비율 높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육류 섭취량이 전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재단인 개선된 영양을 위한 국제연합(GAIN)은 지난 1일 공동으로 공개한 전 세계 230개 이상 국가의 식량 및 영양 관련 종합적인 통계 자료 '식량 체계 계기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름철 북한 농촌지역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식량 체계 계기판은 정책결정자, 비정부 기구, 산업체, 시민사회 지도자 등 다양한 주체들로 하여금 국가 차원의 식량 체계를 제때 파악하고, 여러 부문의 상호 연관성을 이해하며, 다른 국가 상황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총체적 공개자료를 말한다. 식량 공급망, 식량 환경, 소비자 태도, 식이와 영양 등을 포함한 6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북한 성인 1인당 하루 육류 섭취량은 2017년 기준 5.65g이었다. 이는 2000년 기준 7.06g에서 줄어든 것으로, 한국(2017년 기준 41.77g)과 비교해서도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타이 빌 GAIN 담당관은 "북한의 육류 섭취량은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이라며 "가나, 르완다, 말라위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와 인도와 방글라데시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북한보다 더 하위권에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육류 섭취량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전체 인구 중 영양결핍인 사람의 비중도 전 세계 평균 기준 4배에 달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북한 전체 인구의 48%가 영양결핍 상태였다. 이는 전 세계 수치인 11%의 4배 이상이며, 동아시아 지역 수치인 8.4%에 비해서는 6배나 많은 것에 해당한다.
심지어 북한의 영양 결핍 상태인구(2013년 43%)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동아시아 지역 수치(2013년 9.4%)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빌 담당관은 "북한 주민들이 곡물, 뿌리채소 등을 통해 얻는 에너지 섭취 비율은 2016년 기준 67%로 동아시아 지역 통계인 50%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식단이 그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25세 이상 성인 1인당 하루 우유 섭취량은 2017년 기준 3.35g으로, 같은 기간 한국의 51.67g과 비교해 1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