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디스커버리펀드, 지난달 집단소송 이어져
'닛케이 옵션지수' 투자자, 분쟁조정신청..민사 검토중
원유ETF 삼성운용, 집단 소송...업계 "신뢰추락 우려"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잇따른 투자자 법적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달에도 금융상품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계약취소나 손해배상 등 줄줄이 법적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작년에 펀드 환매중단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을 포함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환매중단 펀드, 닛케이 파생상품 손실, 삼성자산운용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집단소송 등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신뢰 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 3명은 라임자산운용에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집단 민·형사 소송에 이어 개인 청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광화를 통한 계약취소 및 투자금 반환·손해배상 청구 등을 담은 집단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라임펀드 소송전은 운용사와 판매사·투자자 간에 얽히고 설킨 상황이다. 환매중단 펀드의 개인 투자자는 300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라임운용과 주요 판매사인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대신증권, KB증권 등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라임운용은 지난달 말부터 603억원 규모의 1차 분배를 진행 중이다. 일부 회수한 투자금을 안분 배분으로, 투자자에게 일방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판매 은행들과 일부 증권사는 선지급 보상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와 별개로 장기전이 예상되는 법적 공방을 이어간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법무법인 한누리가 '디스커버리 US핀테크 글로벌채권펀드' 집단 대리소송에 들어갔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판매사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을 상대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한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주요 편입자산이 미국에서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일부 자산은 80% 손실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규모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쟁점 사안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일부 판매과정에서 원금보전 상품인 것처럼 설명했으며, 중요사항을 거짓 또는 왜곡해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누리 측은 전했다.
'일본 닛케이(NIKKEI) 225지수 옵션투자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들도 지난달 금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낸 상태다. 이들은 판매사인 KB증권과 운용사인 위너스자산운용에도 조만간 민사소송을 접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신청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이 법률 대리인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손실 규모는 800억원대로 닛케이 225지수 옵션에 투자하는 상품에 일임형 계좌(310억원)와 헤지펀드(220억원) 형태로 가입했던 투자자 원금의 전액 손실 등이 포함됐다. KB증권과 위너스자산운용은 책임 소지를 전가하며 서로 맞소송을 냈다. 위너스운용은 KB증권을 상대로 금감원에 진정서도 제출해 장기전이 예상되고 있다.
로스컷(손절매) 설명 등이 쟁점 사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로스컷 조항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워 판매사 내부에서도 심의 부결된 상품이며, 판매 당시에 설명이 있었는지가 논란이다.
삼성자산운용에는 'KODEX WTI 원유선물(H) ETF' 운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됐다. 지난달 14일 일반투자자 220명이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을 냈다. 집단 소송을 추진하는 온라인 블로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운용이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해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던 ETF에 7·8·9월물을 사전 공지 없이 편입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삼성운용 측은 "만약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6월물 종가가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펀드 투자자는 투자 금액을 전액 잃게 되며 펀드의 거래중단과 상장폐지로 인해 그 손실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절한 안정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시장 상황 악화로 손실 상품이나 환매중단 펀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에 적극적인 분위기"라며 "불완전판매 이슈가 대부분 연관되어 있어 신뢰 하락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