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강자 '삼성운용·미래에셋운용' 실적 선방
한화·한국투자신탁·KB운용 등 악재 영향
"코로나19 본격화 2분기 상황 더 걱정"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상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산운용사들이 1분기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실적이 개선되며 호조를 보였으나, 대형 운용사 중에서도 절반은 실적이 크게 하락하며 쓴맛을 봤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다. 520억 5011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8.3% 증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그 다음 삼성자산운용이 당기순이익 143억원, KB자산운용 108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61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58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47억원, 한화자산운용 28억원 등을 기록했다. 대형 운용사에서 적자는 낸 곳은 없었다.
이 가운데 NH아문디운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당기순이익이 약 39%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같은 기간 46.2%, 33% 씩 큰 폭으로 감소했다.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각각 16.7%, 14.7% 정도 감소하며 악재에 영향을 받았고, 삼성자산운용은 0.4% 증가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상위 운용사의 강세는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주요 운용사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순이익 감소폭이 큰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판매비·관리비 등 비용 측면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라임펀드 사태로 사모펀드 규제 강화 등이 나오면서 운용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잇따른 상황"이라며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펀드 시장도 악화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2분기 상황은 더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ETF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오히려 양강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두 업체의 ETF 점유율은 80% 정도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와 비교해 운용자산도 1년새 15조원 이상 늘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관심이 직접 투자로 쏠리면서 ETF 거래대금도 올해 급증했다"면서 "기존 ETF 시장을 주도했던 운용사들의 강세가 더 확고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ETF 시장이 커지는 만큼 쏠림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규모별 양극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자산운용사 282곳(12월 결산)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1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3043억원과 비교해 38.9% 감소한 규모다. 최근 5년 간 최저 수준이며, 전체 자산운용사 중 절반 이상(158곳)은 적자를 냈다.
한편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1위는 삼성자산운용 271조7362억원이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16조원, 한화자산운용 106조원, KB자산운용 86조원 등으로 집계됐다. 신한BNP파리바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운용은 각각 63.4조원, 59.9조원, 46.1조원으로 나타났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