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인천 EDGC가 조승아와 박태희의 활약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인천 EDGC는 2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에 2대1로 승리했다.
인천 EDGC 조승아(오른쪽)vs 서귀포칠십리 박지연. [사진= 한국기원] |
인천 EDGC 박태희(오른쪽)vs서귀포칠십리 오정아. [사진= 한국기원] |
인천 EDGC는 1국(장고)에 1주전 조승아(흑), 2국에 2주전 강지수(백)를 내세워 승부를 3국까지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서귀포 칠십리는 1라운드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린 박지연을 1국에 올렸다. 상대전적은 조승아가 1승으로 앞서있는데 휴식기를 거친 박지연이 실전 감각을 되찾는다면 장담할 수 없는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서귀포 칠십리는 2국에서 인천 EDGC 강지수의 대항마로 김수진을 내세웠다. 비록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팀 기여도에서 2주전 이상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상대전적은 1승 1패 호각.
승부는 역시 속기전으로 치러진 2국이 가장 먼저 끝났다. 대국은 중반 초입, 김수진(흑)이 우변 세력권에 놓인 흑을 움직이는 대신 좌상 쪽에서 우상귀까지 상변을 크게 점거하는 울타리를 치고 백이 뛰어드는 상변 전투의 양상으로 시작됐다. 이 전투에서 백이 흑 일단을 낮게 누르면서 중앙으로 탈출해 전국의 주도권을 잡았다. 탈출하는 과정에서 우변까지 강화하고 좌상 쪽에 얽혀있던 흑 대마를 공략하는 형태가 돼서는 백의 필승지세.
그러나 '끈기의 화신' 김수진은 달랐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엉킨 중앙 타개에서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흑 대마를 살려내고 백의 방심을 틈타 좌상귀를 통타, 1수 늘어진 패로 백 대마를 위협하는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 패의 대가로 상변 백 일단을 큼직하게 뜯어내고 하변을 알기 쉽게 정리하면서 대역전승을 끌어냈다. 승리를 거의 손아귀에 움켜쥐었던 강지수로서는 통한의 역전패.
밤8시에 시작된 서귀포 칠십리의 1주전 오정아(백)와 인천 EDGC 박태희의 3국이 중반에 이를 무렵 1국도 끝이 났다. 초반부터 단단한 실리를 구축하며 탄력 있는 행마로 전국을 누빈 인천 EDGC의 조승아(흑)가 중앙 백의 두터움을 모조리 지우면서 실리의 격차를 크게 벌려 승기를 잡았고 이 차이는 마지막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팀의 승부는 1승 1패, 3국에서 승리의 팀이 가려지게 됐다.
3국은 두 팀 승부의 결정국답게 시종 손에 땀을 쥐는 난타전으로 이어졌는데 종반 초입, 상변 백 대마의 사활이 패에 걸리면서 좌변에 잡혔던 흑 일단이 살아가고 중앙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하드펀처' 박태희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인천 EDGC의 3주전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박태희는 1주전까지 오르내리던 강펀치. 중앙에 검은 그림자가 깔리면서 형세도 흑쪽으로 기울었다. 애초 흑 쪽에 우변 실리를 내주는 손해를 감수하며 두터운 빙벽을 구축했던 백 대마가 사활을 걱정해야 되는 처지로 몰리면서 오정아의 패색이 짙어졌다. 비세를 의식한 오정아가 우변을 패로 버텼고 이 패를 흑이 해소하면서 승부도 끝이 났다. 1라운드에서 패점을 안았던 인천 EDGC가 귀중한 1승을 챙기면서 1승 1패, 서귀포 칠십리와 대등한 위치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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