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사에 호텔브랜드 사용료 부당지원 혐의
검찰 "수사기관에서 자백" vs 변호인 "법 위반 아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림그룹 호텔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수십억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52) 대림산업 회장 측이 첫 재판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용해 형사상 처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피고인이 관여한 바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1일 오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과 대림산업, 계열사 글래드호텔앤리조트(옛 오라관광) 법인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대림산업 본사 전경. [뉴스핌 DB] |
이날 재판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는 준비기일로 진행돼 이 회장과 법인 대표 등 피고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를 보니 수사기관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인정했던 피고인들이 지금은 부인하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 납부를 다 해서 행정소송이 제기된 것도 없는데 어떤 경위로 입장을 변경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수사기관에서나 법정에 제출된 의견서나 사실관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다만 법률적 평가와 관련해 사업기회 제공행위는 공정거래법상 처벌조항이 신설되기 전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적용해 형사처벌할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호텔 브랜드 사업과 관련해서는 에이디플러스디(APD)가 처음부터 주관해서 추진하던 사업이고 대림그룹 사업을 일방적으로 제공받아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했다는 공소사실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6월 18일 오전 증거신청과 입증계획을 정리한 다음 정식 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신의 아들과 함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인 APD에 대림그룹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 상표권을 넘겨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과정에서 APD가 호텔 운영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으로부터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31억원을 받도록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5월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대림산업 등에 과징금 13억원을 부과하고 이 회장과 대림산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