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파트너 상실 우려, 4월 미중 정상회담 불똥?
2026년 2월 28일 새벽,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과 제럴드 포드에서 발진한 토마호크 미사일과 자폭 드론이 테헤란 상공을 가르며 폭발음을 울렸다. 단 하루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란은 페르시아만 전역에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으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섰다.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통과하는 이 좁은 바닷길이 흔들리는 순간, 지구촌 경제는 일제히 경보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공방의 양상으로 볼 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가히 짐작하기 힘들 정도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100달러를 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15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당장 월요일(3월 2일) 개장할 아시아 증시부터 글로벌 자본 시장에 일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명확한 종전 메커니즘 없는 개방형 분쟁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이는 중동 전역에 걸친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을 고착화시킨다.
미국의 이번 공습은 중동과 기타 국가들에게 '미국은 협상 중에도 공격한다'는 메시지를 심어줬다는 점에서도 국제사회 일각에 우려를 낳는다. 이슬람 세계 전반에서는 미국의 행동이 국제법을 무시한 패권주의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또 '이란과 장기 에너지 전략적 협력 파트너', '미국과 전략적 경쟁 관계'라는 측면에서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중국 역시 즉각 미국을 '전쟁 중독자'라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복잡하고 중대한 변수는 단연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글로벌 G2 국가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이자 25년 전략 협약의 파트너이며,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 재편을 모색하는 외교적 이해당사자다. 중국이 받는 충격은 단순한 경제적 타격을 넘어, 중국이 설계하는 글로벌 전략과 새로운 세계 질서 구상 전체에 균열을 낼 수 있다.

중국의 에너지 안보, 가장 직접적인 타격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이란은 중국 원유 공급의 핵심 축이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30만 배럴이며, 이 중 150만 배럴이 수출되는데 거의 전량이 중국으로 향한다. 이란 핵·항만 시설이 타격을 받고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은 직접적으로 상승한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중국 제조업 원가를 직접 끌어올린다. 이미 내수 부진과 부동산 위기로 성장 둔화에 직면한 중국 경제가 에너지 쇼크까지 맞닥뜨리면 경기 회복 시나리오는 더욱 멀어진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중국의 2026년 GDP 성장률이 목표치 5%를 크게 하회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략 파트너의 붕괴, 25년 협약의 균열
2021년 체결된 중국·이란 25년 전략 협약은 중국이 이란에 4,000억 달러 상당의 인프라 투자를 제공하고 이란은 중국에 안정적인 에너지·전략적 거점을 제공하는 구조다. 하메네이 사망과 이란 정권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이 협약은 새 정권이 어떤 성격이냐에 따라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이란이 친서방 정권으로 교체된다면 중국의 중동 전략 거점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중동 내 전략적 포지션의 핵심 기둥을 미국이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주도 질서의 재확인, 중국의 전략 구도 타격
중국은 러시아·이란·북한 등을 연결하는 반미 연대 구도를 기반으로 미국 주도 국제 질서를 점진적으로 재편하려는 장기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력에 굴복하고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다면, 이 반미 연대의 핵심 축 하나가 붕괴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게 심리적으로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미국은 협상 중에도, 심지어 거의 합의에 이른 상황에서도 군사력을 사용한다.' 이 메시지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중국의 대미 전략 계산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트럼프 방중과 협상 구도의 변화
4월로 예정된 트럼프의 방중은 이번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몇 가지 변수가 동시에 작동한다. 우선 중국이 핵심적으로 반발하는 미국의 300억 달러 대만 무기 판매 문제다. 미국은 이와 관련하여 이란 협력을 빌미로 대만 무기 판매 중단 또는 축소를 협상 카드로 내밀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일단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강한 비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즉각 '전쟁 중독자'라는 강경한 언어로 미국을 비난하며 즉각적인 군사 작전 중단을 요구했다. 이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과 의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인 사상자가 이란에서 발생할 경우 방중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란 사태가 2~3주 내 조기 종결되고 미국이 중국의 '중재 협력'에 보상하는 방식의 딜이 이루어진다면, 방중은 트럼프의 외교 승리 포석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중국의 간접 개입, 정보전과 지원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중립적 중재자를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이란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중국 해군 정보함이 아라비아해에서 미 항모 링컨 전단을 추적하고 있으며, 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미국의 사드(THAAD)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현황을 이란에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중국은 1월 삼자 전략 협약 체결 후 이란과의 연대를 강화해 왔다.
이 간접 개입은 중국에게 딜레마다. 너무 깊이 개입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하고, 방중과 무역 협상 모두를 날릴 수 있다. 개입을 전혀 하지 않으면 이란이라는 전략 파트너를 잃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태는 중국에 있어 이란 원유 공급 차질과 25년 전략 협약 파트너 상실 위기, 미국 군사력 우위 재확인과 다극 질서 구상 타격이라는 측면에서 손실이 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중동 과부하에 따른 태평양 전략 공간 확대, 이란 원유 '헐값 매입' 협상력 강화, 글로벌 반미 연대 및 '평화 수호자' 이미지 강화라는 점에서 보면 소득이다. 전후 이란 재건 복구 참여도 중국엔 기회 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충격과 전략 파트너 위기라는 손실이 더 크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중동에서 전략적 과부하를 소모하는 동안 중국이 다른 지역에서 조용히 영향력을 확장할 '이일대로(以逸待勞, 쉬면서 적이 지칠 때를 기다린다)' 기회가 열린다. 문제는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하기도 전에 이란 붕괴로 인한 구조적 손실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을 공습한 미국과 대립중인 중국에게 이 전쟁은 가장 복잡한 전략적 퍼즐이다. 일단 중국은 유가 상승과 전략 파트너 상실이라는 구조적 손실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법 위반 논란과 전략적 과부하 속에 중국이 '책임 있는 강대국' 이미지를 어필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시아 시장이 열리는 3월 2일, 세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항로와 함께 베이징의 다음 행보를 주목할 것이다.
전병서는...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재직했고,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지냈다. 이후 19년간 중국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100년의 꿈 한국10년의 부",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 전략" , "차이나 퍼즐"등의 저서가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