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문화, 건물 임대시장 변화 예고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허용하면서 '어디서나 일하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사옥 및 사무공간의 중요성이 줄면서 '직장과 가까운 거주지를 선호하는 공식'도 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의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개성 있는 사무실과 협업 공간, 고급스러운 구내식당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애플은 우주선처럼 생긴 사옥을 건립하는 데 50억달러(약 6조원)를 썼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명소가 된 세일즈포스의 61층 사옥, 나무들로 채워진 아마존 시애틀 사옥의 거대한 유리공 조형물 등이 그 사례다.
이뿐 아니라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박스'(Box)는 4년 전 실리콘밸리로 사무실을 옮기며 화려한 구내식당과 폴크스바겐 밴을 개조해 만든 술집 등으로 사무실을 단장한 바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변화를 선언한 것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다.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가 전 직원들이 원할 경우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모바일 결제회사 '스퀘어'가 팬데믹(대유행) 이후에도 직원들의 원격근무가 가능토록 했다. 기업들의 탈(脫)샌프란시스코, 탈(脫)실리콘밸리의 계획이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진 것이다.
원격근무 문화는 건물 임대 시장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로선 굳이 임차료가 높은 도심 지역에 사무실을 얻을 필요가 없어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에서 임차료와 같은 고정비용을 낮추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가속화할 것이란 게 WSJ의 설명이다.
'더힐'이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워크플레이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원격근무를 시행할 경우 회사는 직원 1인당 1년에 1만1000달러(1300만원)을 줄일 수 있다. AT&T는 원격근무를 통해 최소 3000만달러를 줄인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미국에서도 임대료가 비싼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또 그 본사에 구내식당, 휴게실, 각종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춘 회사들이라면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직원들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USA투데이가 인용한 '플렉스잡스'에 따르면 원격 근로자는 연간 4000달러(490만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근 비용은 물론 커피, 점심, 의복 관련 지출을 줄일 수 있단 설명이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