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거액 투자 손실...펀드 판매 줄어
펀드 판매액, 지난해 7월부터 감소세 지속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시중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거액의 투자손실을 낸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총 23조5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 판매 잔액(29조51억원)과 비교하면 18.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사모펀드 잔액은 지난해 6월 27조25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9개월간 5조1599억원(19.1%)가량 빠져나갔다.
[서울=뉴스핌] 25일 국민은행 여의도지점에서 행원이 마스크를 쓴 채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
특히 DLF 판매로 불완전 판매 문제가 불거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판매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6월 2조9111억원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8319억원으로 2조원 넘게 급감했다. 하나은행은 이 기간 3조2756억원에서 1조567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신한은행도 판매액 4183억원 감소했다.
사모펀드 보다 투자손실이 적은 공모펀드 판매상황도 마찬가지다. 개인 투자자에 판매한 공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89조6494억원에서 지난 3월 말 84조1610억원으로 6.1%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보다 안전자산으로 구성된 공모펀드 판매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펀드 판매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라임펀드 사태와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하나은행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사태 등 펀드 부실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은행들이 손실을 본 투자자 대상으로 일부 선보상에 나서고 있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위험성과 이미지 추락이 커 당장의 변화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거액의 투자손실 우려로 고객들이 펀드 가입을 꺼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기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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