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임상 3상을 진행하던 한미약품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미약품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29억유로(3조8552억원)를 들여 도입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한다는 의향을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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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
양사는 추후 120일간 협의를 거쳐 계약 해지를 여부를 결정한다.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한미약품은 이미 수령한 계약금 2억유로(약 2643억원)는 반환하지 않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주사 투약 주기를 주 1회에서 월 1회로 늘린 신약후보물질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리는 플랫폼 기술로 투여횟수와 투여량을 줄여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효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사노피에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1회 제형 인슐린 콤보, 주1회 제형 지속형 인슐린 등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3종을 '퀀텀프로젝트'로 39억유로(약 5조1845억원)에 기술수출했다. 2016년 사노피는 한미약품에 지속형 인슐린을 반환했다. 이후 연구비를 공동 부담하는 조건을 붙이면서 기술수출 금액을 29억유로(약 3조8552억원) 규모로 줄였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반환하면 퀀텀프로젝트는 전부 반환된다.
한미약품은 임상시험을 진행중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불편함을 내비쳤다. 임상 3상 완료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음에도 임상을 완료하기 전 사노피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추후 이와 관련한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미약품 측은 "사노피 측의 일방적인 통보"라면서 "사노피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후 당뇨 질환 연구를 중단하는 사업계획 변경에 의한 것이며 임상시험 중에 기술반환 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9월 CEO를 교체하면서 당뇨병과 관련한 연구를 중단하는 대신 항암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연구개발(R&D)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3상은 마치되,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를 찾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사노피 경영진이 콘퍼런스콜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파이프라인에서 삭제하면서 기술반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지만, 임상 3상은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통보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안전성과는 무관하다"라며 "마무리 단계인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고,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