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2주간 자가 격리 기간...내주 초 출근 예상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한지 두 달여만에 귀국했다. 신 회장은 현재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으로 내주부터 출근해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4일 황금연휴 기간 귀국해 정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자가 격리가 해제되는 내주 초부터 현장을 둘러보며 애프터 코로나 대책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
◆신동빈 회장 귀국...롯데케미칼·롯데쇼핑 정상화 '시급'
신 회장은 지난 3월7일 일본으로 건너가 58일 만에 귀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이 묶이며 일본에서 장기 체류하게 됐고 원격으로 그룹 경영진과 소통하며 코로나 위기 대응책을 지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오는 6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까지 일본에 남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그룹 비상 시기인 만큼 복귀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악재에 따라 롯데그룹 내 계열사 곳곳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폭발사고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올 1분기 적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액은 860억원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4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관련 9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시장 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재발 방지와 복구 작업을 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도 문제다. 온라인 체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 달 말 온라인 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온(ON)'을 오픈했다.
롯데온은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서버가 다운되고 결제가 지연되는 등 온갖 오류를 겪고 있어 오픈 초기 특수를 제대로 못보고 있다.
롯데온은 신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2년 간 준비 기간 끝에 공개한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일본 내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 사업 구조에 대한 집중 투자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해 모든 제품을 (롯데)매장에서 받아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면서 "경영진이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온 앱의 모습. [사진=롯데쇼핑] 2020.04.14 nrd8120@newspim.com |
◆롯데, '애프터 코로나' 대응 전략 마련 분주
신 회장 귀국으로 롯데그룹의 애프터 코로나 전략 추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롯데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임직원의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 내재화에 나섰다.
지난 12일 롯데는 올해 첫 기업문화위원회를 열고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섭외해 회의를 진행했다. 공동위원장인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와 내부 경영진으로 구성된 내・외부 위원 12명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부위원들은 롯데가 처한 상황에 대해 냉철한 진단과 함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다양하게 개진했다.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위닝 스피릿 정착을 위한 교육을 당부하고 송재희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회장은 평가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롯데는 외부 위원들의 조언을 반영해 위닝 스피릿이 기업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실천 과제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애프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임직원 교육도 진행한다. 최근 롯데는 전 그룹사 대표이사 및 기획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과 후(BC and AC)'라는 제목의 사내용 도서를 배포했다.
해당 도서는 과거 팬데믹 사례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고 코로나19 종식 후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변화의 모습을 다양하게 짚어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소집한 비상경영회의에서도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지금도 위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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