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故 신격호 명예회장 이어 日 롯데홀딩스 회장직 올라서
호텔롯데 상장 재탄력...코로나19 변수에 연내 여러워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동빈 롯데회장이 한・일 통합경영 '원톱'으로 올라섰다.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을 맡게 된 것.
이에 따라 한일 롯데그룹 분리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지난 6년 여간 지속돼 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형제간 분쟁도 완전 종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
◆한·일 통합 리더 공고히...'형제의 난' 완전 종식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일 오후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HD) 이사회에서 내달 1일자로 회장에 선임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은 2017년 당시 신격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공석으로 유지돼 왔다. 그 이전에는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운영돼 왔다.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을 맡고 있던 신 회장은 2018년 2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신 회장은 이듬해인 작년 2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번 회장 선임에 따라 기존 지바마린스 구단주 대행에서 구단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바마린스 구단주는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맡아 왔고 신 명예회장이 별세 이후 공석이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오르면서 한일롯데 경영권을 모두 확보하고 통합리더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또한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도 완전히 종식 수순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10월까지도 홈페이지(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를 통해 경영권 회복을 위한 입장을 밝혀왔다.
신 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유죄 판결 직후 "이러한 상황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의 과감한 쇄신, 체계화가 중요한 과제"라며 "롯데그룹 직원과 이해 관계자를 위한 경영정상화의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지난 2018년 2월 1.38%에서 4%까지 늘었고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신동주 회장과 고 신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62%, 0.44% 불과하다. 아직 고 신 명예회장의 지분에 대한 상속 추이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경영권 변동 등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지분구조. [자료=롯데] 2020.01.19 hj0308@newspim.com |
◆지배구조 개편 속도...호텔롯데 상장 추진 탄력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두 축으로 돼 있는 과도기 상태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오르면서 일본 내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임을 재확인했고 호텔롯데 상장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내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선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실적 부진으로 상장 작업이 중단된 경험도 있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신 회장은 글로벌 진출 확대를 복안으로 두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일본 닛케이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시장 개척이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호텔 사업에서는 오는 6월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오픈하고 몇 년 안에 영국과 도쿄에서도 신규 오픈할 계획도 밝혔다. 또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호텔 사업을 현재의 2배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한일 롯데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 추진하는 등 양국간 시너지 제고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며 "한일 롯데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양국간 시너지 제고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한일 롯데 모두 경영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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