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이 정보당국들에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COVID-19) 관련 자료를 은폐했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미 N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전가하고 향후 재선 전략까지 고려해 중국과 WHO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NBC방송은 사안에 정통한 전·현직 미 당국자들을 인용,백악관이 미 정보 당국에 감청과 위성사진, 개인 정보 등을 총동원해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지시는 국가안보국(NSA)과 국립 의료 정보센터(NCMI)가 소속된 국방정보국(DIA) 등에 지난주 하달됐고 중앙정보국(CIA)도 비슷한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BC방송은 백악관의 지시는 중국과 WHO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숨긴 것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WHO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연구소 두 곳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바이러스가 처음 포착된 곳은 어디인지 등도 조사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이 말한 대로 미국은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의 유래를 아는 것은 전 세계의 세계적 유행병 대응을 돕는 데 중요하고 향후 감염병 발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코로나19 태스크 포스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에 막을 수 있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매우 진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대해 즐겁지 않다"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코로나19 확산이)이 원천적으로 중단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빨리 멈출 수 있었고, 전 세계로 퍼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주 중국 정부가 발병 사실을 적절한 시기에 알리지 않았고,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은폐했다고 '강력히 믿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11월 대선 전략을 고려해 중국과 WHO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독감보다 덜 위험하다' 거나 '4월이면 사라질 것' 이라는 등 낙관론을 펼치며 안일하게 대응했고 이후에도 '살균제 주입' 발언 등으로 비판을 자초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전세계 확진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인 90%가 자택 대피령에 들어가면서 대량 실업 사태와 함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4.8%로 추락하기도 했다.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NBC방송도 "중국 탓에 미국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다는 비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토대에 효과적임이 입증됐고 그의 측근들은 11월 대선에서 이런 메시지가 중서부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끌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트위터로 미국을 겨냥해 "정치 게임을 그만둬야 한다"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편이 좋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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