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엄한 처벌 불가피...다른 범죄 전력 없는 점 참작"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새벽마다 주택에 침입해 몰래 여성들을 훔쳐본 30대 남성이 덜미를 잡혀 기소됐다. 재판부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9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김모(30) 씨는 2018년 8월 2일 오전 1시 14분쯤 서울에 위치한 A씨의 집 마당에 여성 속옷이 널려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김씨는 몰래 대문을 통해 집에 들어갔고, 거실까지 침입해 소파 위에서 자고 있던 A씨의 딸을 훔쳐봤다.
김씨는 며칠 뒤인 8월 5일 오전 2시 36분쯤에도 다시 A씨의 집 대문을 거쳐 마당에 들어갔다. 현관문이 닫혀있자 김씨는 창문 앞에서 휴대전화로 손전등을 켜 거실 안을 쳐다봤다.
김씨의 훔쳐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씨는 2019년 7월 16일 밤 12시 50분쯤 서울 소재 B씨의 집 쪽문을 넘어 마당에 들어간 뒤 창문 앞에서 B씨의 방 안을 쳐다봤다. 심지어 김씨는 길에서 B씨를 본 뒤 일부러 주거지를 알아뒀다가 집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결국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판사는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16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 스스로 성적 호기심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하고 있고, 세번 모두 다행히 피해자들이 의식해 발각된 후 행동이 중단됐다"며 "만약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그 뒤 어떤 행동이 이어졌을지, 과연 주거침입으로 끝났을지는 쉽게 판단하게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당시와 그 이후 피해자들이 느낀 공포와 불안감 등은 주거침입죄가 예상하고 있는 범행의 피해 양태가 최대화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김씨가 아직 다른 범죄로 처벌받은 적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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