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코로나로 인해 가요계도 전에 없던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감염증 사태 초창기만 해도 모든 행사와 일정들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이후 장기화되면서 가요계도 상황에 맞춰 적응하고 있다. 초반엔 낯설었던 '언택트' 행사들이 코로나 종식 후에 완전히 자리를 잡을 지 관심이 쏠린다.
◆ 쇼케이스부터 팬미팅, 인터뷰까지 '언택트'
코로나 여파가 국내뿐 아니라 지구촌을 뒤덮으면서 K팝 시장이 함께 위축됐다. 상황이 계속해서 어려워지자 '언택트'로 팬들과 미디어를 만나는 가수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쇼케이스와 기자간담회 및 인터뷰 등 그간 취재진과 만나 진행했던 미디어 행사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슈퍼엠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0.04.27 alice09@newspim.com |
특히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팬미팅, 팬사인회를 비롯한 이벤트들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상황이지만 코로나 사태에 점점 익숙한 일상이 돼간다. 더욱이 올가을이나 겨울 코로나가 다시 대유행하리라는 예측이 여전헤 가요계 언택트가 완전히 자리를 잡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예 MCND와 엑소 수호는 팬 사인회를 영상통화 형식으로 진행, 팬들과 시간을 맞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해 화제를 모았다. 안테나뮤직은 소속 아티스트들과 릴레이 라이브 스트리밍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위드 안테나(Everything is OK, with Antenna)'를 지난 11~12일, 18~19일 2주에 걸쳐 진행했다. 해당 스트리밍에는 안테나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랜선 라이브를 진행,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19일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BTS ONLINE CONCERT WEEKEND, 방방콘)'를 마련해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슈퍼엠은 지난 26일 V라이브를 통해 '슈퍼엠-비욘드 더 퓨처(SuperM - Beyond the Future)' 공연을 생중계했다. 120분간 펼쳐진 이번 공연은 퍼포먼스, 증강현실(AR) 등 기술과 인터랙티브 소통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 사태에 첨단기술이 언택트 문화를 가속화하는 하나의 사례로도 주목을 받았다. 슈퍼엠의 공연은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109개국 7만5000명의 유료 시청자들이 몰리면서 '언택트 공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04.20 alice09@newspim.com |
데뷔 1주년을 맞은 그룹 AB6IX는 기념 팬미팅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소속사 브랜뉴뮤직은 27일 "네이버 V라이브 팬쉽(FANSHIP)을 통해 AB6IX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하는 'AB6IX 1ST ABIVERSARY FANMEETING & AB4U' 멤버십을 모집하고 온라인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박재범이 수장으로 있는 레이블 AOMG와 권순관, 크래비티 역시 SNS 채널을 통해 공연 및 새 앨범 발매 기념 음감회를 생중계했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가 밀폐된 공간에 모여야 하는 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언택트 공연으로 모두 대체하고 있다.
◆ '언택트' 문화 장단점은…안방1열의 편안함 vs 소통의 어려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로 시작된 '언택트 소통'이 향후 가요계에 지속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형태의 행사들이 반짝 유행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로 인한 장단점 또한 뚜렷한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AB6IX가 1주년 기념 팬미팅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다. [사진=브랜뉴뮤직] 2020.04.27 alice09@newspim.com |
팬들 입장에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팬미팅, 팬사인회, 콘서트의 경우 자리 선점 스트레스가 없고 안방 1열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또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한 번의 방송 송출로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점 역시 장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온라인에서 팬들과 소통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단점으로 꼽힌다. V라이브의 경우 전 세계 팬들이 함께 모여 댓글로 가수와 대화를 이어가는 만큼 소통에 있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한 소속사 관계자는 "언택트 문화가 추후에도 자리잡을 경우 사실 앨범 판매량에도 영향이 있다. 앨범에 팬미팅 추첨권을 넣으면서 팬 이벤트도 확장하고 자연스레 앨범 판매량을 높이는데, 비대면 공연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앨범 판매량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판매량이 줄면 활동이 없는 디지털 싱글을 위주로 발매하게 될 텐데 이로 인해 팬들과 소통의 부재가 생갈까 걱정된다. 팬 쇼케이스의 경우 많은 인원이 몰려 온라인으로 진행해도 무관하지만, 팬미팅이나 팬사인회는 현장 인원에 한해 제한을 두고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