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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권 전 세종시의원 "정치는 실패했지만 좋은 분들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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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석 달간 선거운동 마치고 느낀 소회 밝혀

[세종=뉴스핌] 홍근진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승자는 웃고 패자는 패배의 아픔을 삭히고 있다. 세종갑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끝까지 완주한 윤형권(57) 전 세종시의원도 총선을 마치고 패배의 변을 밝혔다.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윤형권 후보는 약 10만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당선자(56.45%), 미래통합당 김중로 후보(32.79%), 정의당 이혁재 후보(5.57%)에 이어 3.48%(3458표)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윤 후보에게는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였다.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소감에서 "정치라는 실험은 실패했지만 좋은 분들을 얻었다"며 "정치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세종시와 세종시민들을 위한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석 달여에 걸친 선거전을 치루면서 느꼈던 만감을 간단하게 표현했지만 의미는 깊었다.

윤형권 전 세종시의원이 지난해 3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세종시의회] 2020.04.17 goongeen@newspim.com

그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어엿한 세종시의원이었다. 제2대 의회에서는 부의장도 역임했다. 기자 출신답게 집행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는 몇 안되는 재선 시의원이었다. 후반기 의회에서는 의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는 과감하게 시의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을 수도로 삼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려했지만 기득권 세력에 막혀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며 "국회법 개정과 세종의사당 설치를 이루고 오는 2023년까지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설치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히고 시의원 배지를 반납했다.

시의원으로 머물러 있다가는 행정수도 세종을 만들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것 같아 더 큰 무대에 가서 뛰기 위해 시의원 직을 내려놓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동료 시의원들로부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격려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당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당은 현 선출직 공직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감점을 매긴다 했다. 그는 "정치 신인과 청년 여성 및 청와대 행정관 출신에게 20%의 가산점을 주면서 선출직 공직자는 25%를 감점하는 규정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하면서도 "충분히 극복하고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행했다.

윤형권 세종시 갑구 무소속 후보가 지난 2일 해들교차로에서 부인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윤형권 후보 캠프] 2020.04.17 goongeen@newspim.com

예비후보 등록시 당내 경선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에 대한 적격시비도 있었다. 또 현직 시의원이 사퇴함으로써 치루게 되는 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게다가 자신이 시의원으로 있던 도담동이 분구가 되면서 북쪽인 을구에 속할 줄 알았는데 갑구로 분류되는 판단 착오도 있었다.

모든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갑구에 홍성국 후보가 전략공천되고 을구 경선에서 자신이 배제되자 당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홍 후보의 여성비하 저질막말을 비난하며 사퇴를 종용했다. 그러나 당은 그에게 오히려 '당원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4년 전 당의 결정해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해찬 대표에게 "배신의 정치와 함께 떠나라"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되고 왜 자신은 안되냐는 일종의 '내로남불' 의미였다. 이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당시 돕기 위해 열심히 뛴 자신을 홀대하는데 대한 서운함이 묻어 있는 항변이었다.

출마 포기를 생각했었지만 소방관인 막내 아들의 격려가 힘이 됐다. 그 아들이 화재 현장에서 불구덩이를 누비며 받은 특근수당 300만원을 모아 주는 돈을 바탕으로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맸다. 그 돈은 그에게 3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고 도전의지를 다시 일깨워 줬다.

윤형권 세종시 갑구 무소속 후보가 운동원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윤형권 후보 캠프] 2020.04.17 goongeen@newspim.com

윤 후보는 유세차량이 준비돼 있었지만 선거운동기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펼쳤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을 누비며 시민들과 만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석 달여 기간 동안 새벽부터 밤 늦도록 밥을 어떻게 먹고 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국회의원이 되는데는 실패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는 페이스북에 "정치라는 실험은 실패 했습니다만 좋은 분들을 얻었습니다"라며 "정치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세종시와 세종시민들을 위한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남아 있는 삶을 의미있게 가족을 보살피며 꿋꿋하게 걸어 가겠습니다"라며 "뼈저린 상처를 준 가족들께는 미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패배의 변'이 발표된 거의 같은 시간, 그가 내려 놓은 도담.어진동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순열 당선자는 "세종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정이 주민중심으로 나아가는지, 그리고 장․단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늘 눈 크게 부릅뜨고 살피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goonge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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