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처음으로 대통령이 관여…실무 합의 어려울 듯"
그레그 "美, 대선 앞두고 요구액 조정 안 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올해 미국 대선 때까지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는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한 양측이 이견을 조율해 협상을 타결하기를 희망하지만 실무 수준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에서 근무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에 대해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면서 기존 협상과는 다른 다이너믹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대표단이 지난해 12월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외교부] |
이는 그간 미·한 협상은 국무부를 주무 부처로 국방부 등과의 협의 하에 다뤄졌지만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실무선에서 해결하기 더욱 힘들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이 팽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현재의 협상 교착 국면을 진전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에서 근무한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10% 이상 지불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는 동맹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지만 그 근거가 없다"며 "미국의 대선도 있어 현 상태가 장기 교착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990년대 초반 서울에서 근무한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 액수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직 대사들은 방위비 협상 교착 상황이 근본적인 한·미동맹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한 관계에는 과거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현재의 논란으로 동맹관계가 본질적으로 위협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도 "현재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미·한 동맹 관계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