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국 규제 강화해 코로나19 역유입 방지"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정부는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 전세계 모든 한국 공관에서 5일까지 외국인에 발급한 90일 이내 체류 단기사증(비자) 효력을 잠정 정지한다고 9일 밝혔다. 우리 국민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90개국 국민의 한국 사증면제·무사증 입국도 제한한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이날 "최근 국내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적 확산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외국발 코로나19 유입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오는 13일 0시부터 시행하는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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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 교민과 주재원 등이 지난 1일 오후 정부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0.04.01 mironj19@newspim.com |
◆ 한국인 입국 막은 나라엔 사증면제·무사증입국 제한
이번 조치에 따라 5일 이전에 발급된 단기체류 목적의 단수·복수 사증은 모두 효력이 정지된다. 한국을 방문하려는 외국인은 공관에 사증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다만 국내 기업이 초청한 고급기술자 등 단기취업(C-4) 자격에 해당하는 사증 및 장기사증(취업·투자 등)는 효력 정지대상에서 제외돼, 기존 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하다.
이미 국내에 입국한 단기체류 외국인의 경우 입국시 부여된 체류기간 범위 내에서는 한국에 머물 수 있다.
법무부는 '탑승자 사전확인시스템'(IPC)을 통해 효력이 정지된 사증으로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의 탑승권 발권을 자동 차단한다. 항공사와 선사도 발권 단계에서 탑승을 제한하며, 국내 입국심사 단계에서 심사관이 다시 한 번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우리 국민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국가에 대해 상호주의 차원에서 사증면제·무사증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151개 국가 중 한국과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했거나 우리 정부가 무사증 입국을 허용한 국가 90곳이 적용 대상이다.
대상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한국 공관에서 사증을 발급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 입항하는 항공기에 탑승 중인 승무원 및 입항 선박의 선원, APEC 기업인 여행카드 소지 기업인은 예외적으로 사증이 면제된다.
◆ 신규 사증 발급시 코로나19 진단서 제출해야
정부는 꼭 필요한 외국인 입국은 허용한다는 개방성 원칙은 유지하되 모든 사증 신청자의 심사를 강화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사증이 무효화된 사람을 비롯해 향후 모든 사증 신청 외국인은 신청일로부터 48시간 이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은 후, 해당 검사 내역이 기재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진단서에는 발열, 기침, 오한, 두통, 근육통, 폐렴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유무가 반드시 기재돼야 하며, 이상 소견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사증 발급이 제한된다.
이와 더불어 모든 공관에서는 사증 신청 접수 후 건강상태 인터뷰 등 충분한 심사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외교·공무 목적, 투자·기술제공 등 필수적 기업활동 목적, 우리 국민의 가족 또는 긴급하거나 인도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공관장의 판단에 따라 신속히 사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사증 효력 정지, 사증면제협정 정지, 무사증 입국 제한 등 우리 정부의 모든 조치를 외교 경로로 상대국 정부에 신속하게 통보하고, 사증면제협정 정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지방 출입국외국인관서를 통해 정부 조치를 국내 취항 항공사·선사에 통보하고 사증 소지여부 확인 등 관련 의무를 이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전체 입국자 중 30%에 해당하는 90일 이하 단기 체류 외국인의 입국이 유의미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시설격리에 대한 부담과 관련 의료·행정 인력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속적으로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관련 상황 및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국내 유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