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본격화 이전…환율 효과도 한몫
2분기 코로나 영향 본격 반영 전망…실적 우려 ↑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의 우려가 컸으나 3월 후반쯤에서나 코로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달러 강세도 실적 '선방'에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7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55조 원으로 4.98% 늘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15%, 10.61% 감소했다.
◆ 1분기 영업익 6.4조…시장 컨센서스 웃돌아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과 관련해 일단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실적 우려가 커져왔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경우 최근 낮아진 시장 기대치(5.7조~5.8조 원)를 상회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실적 선방은 코로나19 여파가 3월 후반부터나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1분기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과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도 한몫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전방수요 둔화가 세트사업(IM, CE) 부문에만 제한적으로 작용했을 뿐,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며 "분기 평균 환율 역시 전분기 달러당 1175.8원에서 1193.6원으로 상승하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메리츠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반도체 4조1000억 원, IT·모바일(IM) 2조4000억 원, 가전(CE) 4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디스플레이 부문 추정치는 3600억 원 영업손실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생각보다 아쉬운 실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치가 최근에서야 낮아졌지 불과 2월 말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6조6000억 원 이상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치보다 하회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최근 1, 2주 사이에 컨센서스가 급격히 내려간 것이지 2월 말까지만 해도 6.6조에서 6.7조, 그 전에는 7조 원대였다"고 했다.
◆ 코로나 영향, 2분기가 '진짜'…실적 우려 확산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KTB투자증권은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세트 출하 전망치(전년 대비)를 스마트폰 +2%에서 -9%, TV +8%에서 -6%로 조정했다. 또한 메모리 디램(DRAM)은 +16%에서 +13%로, 낸드(NAND)는 +29%에서 +26%로, OLED 패널 출하량은 +11%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KTB투자증권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1조 원, 6조 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 영업이익은 4% 감소한 규모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4조2000억 원, 영업이익 6조1000억 원을 제시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수요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이) 2분기에 본격화될텐데, 소비 수요가 워낙 위축됐다"면서 "불확실성이 커서 예측이 안 되지만, 아무튼 2분기에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