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동량 회복 추세지만 미국·유럽에 코로나19 확산
디 얼라이언스 활동 개시 등 코로나19 진정 이후 반등 요소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사명을 바꾸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닻을 올린 HMM(옛 현대상선)이 코로나19라는 대형 파도를 만났다.
올해 초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물동량이 줄며 고전한 가운데 최근 주요 수익 지역인 미국, 유럽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공표한 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라는 목표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HMM 최근 3년간 실적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2020.04.03 iamkym@newspim.com |
◆ 코로나19 직격탄...중국 안정되니 미국·유럽 확산
5일 HMM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월 중국발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이하로 줄었다. 다만 지난 달부터 중국 내 사태가 다소 진정 추세에 접어들며 현지 공장이 정상화됨에 따라 물동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최근 미국, 유럽에 급격히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HMM은 지난해 기록한 5조5131억원의 매출액 중 40%에 육박하는 2조431억원을 미주 지역에서 거뒀다. 구주(유럽)에서도 8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물량 생산이 정상화 되더라도, 소비지인 미국과 유럽시장이 침체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셈이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게 HMM 측 설명이지만, 최근 2~3주 사이 코로나19가 해당 지역을 휩쓸고 있는 만큼 향후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HMM 관계자는 "2월까지는 중국 생산량이 줄어서 문제였지만, 이제는 소비지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문제"라며 "우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해운업계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향후 12~18개월 동안 해운선사들의 경영여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글로벌 해운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으로 수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할 경우 해운선사들이 2016년 한진해운 사태 당시와 비슷한 25~30%의 수익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2019.11.14 tack@newspim.com |
◆ 3분기 흑자전환 난망...코로나19 진정 이후 '관건'
올해 3분기를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분기점으로 삼았던 HMM의 계획도 코로나19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며 비상등이 켜졌다. 다만 HMM은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협력,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등의 효과를 통해 수익 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MM은 지난 1일 디 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서 활동을 개시했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확대된 미주 5개 노선과 중동 2개 노선 등에서도 운항을 정상적으로 시작했다.
HMM은 지난해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사로 가입하면서 기존 운항 노선이 20개에서 27개로 늘었고, 주간 선복량도 약 4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까지 증가하게 됐다. 이달 말 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선 2만4000TEU급 12척을 구주항로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HMM은 보고 있다.
배재훈 사장도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각국의 경제가 회복의 길에 들어설 때, 새롭게 생기는 시장과 기회를 누가 선점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한 해운업계 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HMM은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위기를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가 조기에 진정된다면 디 얼라이언스 가입 등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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