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운영 기준안, 매우 구체적이어야"
"학생들 집중도 높이려면 마이크로 러닝 필요"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전례없는 온라인 개학이 예고되면서 학교 현장 곳곳이 혼란을 빚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교사들에게 '온라인 수업 특화 교수학습법' 배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학생들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수업 시간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에 따라 최근 '체계적인 원격수업을 위한 운영 기준안'을 마련해 각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해당 기준안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자료사진 [뉴스핌DB] 2020.03.09 yangsanghyun@newspim.com |
구체적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네이버 라인 등 원격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진행된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교육 콘텐츠를 시청한 뒤 댓글을 통해 토론을 진행하고 과제 수행 수업은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에 대해 교사들이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업시간은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을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더 구체적인 교수학습법 매뉴얼이 각 학교에 서둘러 배포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학교 1학년 수학 1주차 수업에는 어떤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고 어떤 과제물이 내려져야 한다' 등 매우 구체적인 학습법이 있어야만 최소한의 수업 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EBS와 e학습터 등에 축적된 온라인 수업 관련 콘텐츠 및 자료를 활용하라는 게 교육부 권고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일주일 남긴 상황에서 교사 혼자 양질의 온라인 수업 방법을 만들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다. 더욱이 농촌 지역 학교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위한 PC 등 기계 확보에만 몰두하고 있어 교육 콘텐츠 개발은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충북 소재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이모(29) 씨는 "수업 콘텐츠 개발은커녕 각 가정에 정보화기기를 마련해주는데 신경 쓰고 있다"며 "차별 없이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자체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수업에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시간을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컴퓨터 앞에서 몇시간 동안 앉아 있는 수업으로는 학생들 동기를 유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마이크로 러닝(Micro Learning)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 수업이 40~50분 연속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마이크로 러닝은 10분 단위의 교육 콘텐츠를 활용한 방법이다. 주제 중심 단위로 짧은 콘텐츠를 제공할수록 학생들 집중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디지털교육연구센터 장혜승 박사는 "온라인 수업에 알맞은 학습 방법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콘텐츠가 여기저기 널려 있으니 알아서 수업 하라고 한다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며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인 만큼 구체적인 교수학습법을 교사들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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