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창업 동기 100억 벌었다...차등의결권 도입해야"

기사입력 : 2020년04월03일 15:54

최종수정 : 2020년04월03일 16:35

[인터뷰-2] 대기업·대학·국책연구소 기술인력들이 창업 주도해야
스톡옵션·차등의결권 등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필요

 

[편집자]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1차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1년 벤처 창업에 나섰다. 기술 하나만 믿고 삼성전자에서 나와 창업한 크루셜텍은 지난해 65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안 회장은 하지만 국내 벤처생태계의 최대 문제점을 '벤처를 권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2월 중순 발간된 <월간 ANDA>에서는 한국 벤처생태계를 한단계 도약시키려는 안 회장의 비전과 고민을 담았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이서영 기자 =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 꺼리는 사회에서 벤처 창업을 선호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 회장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국립공고·서울대·카이스트·삼성전자와 협업해 인공지능(AI) 연계 특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처럼 대학 때부터 창업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졸업 후나 기업생활 후 창업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시로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가 1차 벤처 붐 때 마크로젠이라는 바이오벤처를 창업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도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판교=뉴스핌] 백인혁 기자 =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겸 크루셜텍 대표이사가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크루셜텍 본사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31 dlsgur9757@newspim.com

◆"스톡옵션 비과세 1억원으로 늘려야...차등의결권 반드시 도입"

Q. 박영선 장관이 벤처업계의 숙원인 차등의결권제도 연내 도입을 시사했다. 벤처 창업을 권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들 제도가 도움이 되는가.

A. 고급 기술과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들의 벤처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이런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삼성전자 같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벤처기업 참여를 권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초기 매출도 없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에서 삼성전자만큼 연봉을 줄 수 없다. 그래서 향후 회사가 성장해서 자본시장에 상장하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주는 거다. 매출이 없는 벤처기업의 창업주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벤처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면 경영권 확보에 문제가 생긴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상속 목적도 아니고 우수 인력을 혁신벤처 창업에 끌어들이려는 것이니 정부도 긍정적으로 도입해 주면 좋겠다.

안 회장은 스톡옵션의 긍정적 사례로 창업 동기가 지난해 회사를 떠나면서 100억원을 벌었다고 들려줬다. 안 회장이 설립한 벤처기업 크루셜텍의 초기 7명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은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100억원을 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스톡옵션 비과세 상한선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벤처기업협회에서는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상한선을 1억원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는 3000만원이다.

차등의결권제도에 대해서도 안 회장은 "OECD 30개국 중 20개국이 도입한 제도라면 이미 대세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대기업은 차등의결권제도를 상속 등에 악용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벤처업계에 한정해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은 페이스북이나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등 미국 대표 벤처기업들이 도입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총 주식의 15%를 보유하면서 약 56%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신해야

Q. 네이버, 카카오 등 서너 개를 빼면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벤처기업들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벤처기업들의 초기 경영난)을 넘지 못하고 좌초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A. 미국도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창업자들이 처음 준비했던 기술과 아이디어들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소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초기 성공하더라도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미국 등 선진국도 이러한데 한국처럼 대기업들이 내부 계열사를 통해 신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성공하기 힘들다.

죽음의 계곡을 건너려면 창업자들의 끊임없는 변신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도 초기 광통신 아이템으로 창업했다가 이후 많은 고민 끝에 모바일 지문인식으로 변경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제때 변신했기에 아직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대다수 벤처기업들을 보면 '3자적 시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벤처기업이 안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시각으로 자신의 사업을 계속 되돌아봐야 한다. 창업자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있으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힘들다.

정부도 벤처기업들이 성장‧성숙기(9~17년)가 되면 스케일업(Scale up, 회사 규모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마케팅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 죽음의 계곡을 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돈이기 때문이다.

[판교=뉴스핌] 백인혁 기자 =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겸 크루셜텍 대표이사가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크루셜텍 본사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31 dlsgur9757@newspim.com

◆벤처기업과 상생 위해 '대기업 특허 개방' 필요

Q. 2017년 벤처기업협회장 취임 후 대기업과 상생을 줄곧 주장해 왔다. 상생 방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과거 정권에서 발표한 상생 방안은 대부분 진정성이 없었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용을 조금 수정한 후 서둘러 발표했다. 진정으로 양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벤처업계는 대기업의 '실체'를 인정하고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삼성 계열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기업들만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오너 친인척 등이 거느리는 기업을 포함할 경우 수십 배는 더 된다. SK, LG, 현대차는 물론 30대 재벌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대기업과 손잡지 않고서는 벤처업계가 성장할 수 없다.

안 회장은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진정한 상생을 위해 △대기업·중소벤처기업·정부 등이 모여 상생·협력에 대한 의지 천명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 조성 △특허 개방을 통한 사업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정부 관계자가 전 국민에게 대대적으로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관행적으로 남아 있는 벤처·중소기업 등 협력사 쥐어짜기 등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오너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안 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안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외부와 전략적으로 협업을 진행하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대기업과 관련 중소·벤처기업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성과를 공유하면 그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서로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협업'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상호 협업 인정 방법으로 '특허 개방'을 제안했다.

Q.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보는데.

A. 배달의민족(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 합병은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M&A 사례 중 하나로 본다. 양사 합병과 이에 따른 합작사 설립으로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아시아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물론 소상공인 측의 우려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합병 후에도 현재의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소상공인 대상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니 좀 더 지켜봤으면 한다. M&A가 활성화돼야 벤처 창업과 벤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pya8401@newspim.com

jellyfi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