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코로나19(COVID-19) 쇼크에 휩싸인 미국에 러시아가 의료품을 지원했다. 이날 미국 JFK공항에 러시아의 거대한 수송기 안토노프 124가 60톤의 지원품을 싣고 착륙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말 훌륭하다"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기회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글로벌 위기에 대해 지도력을 과시하는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군 수송기 안토노프124가 코로나19 관련 의료품과 의료장비 등 60톤의 구호물자를 싣고 모스크바에서 이륙해 같은날 오후 늦게 미국 뉴욕의 JFK공항에 착륙했다.
지난 30일 이미 물자가 도착한 것으로 잠시 헷갈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에게 훌륭한 물자를 보내왔고, 러시아도 우리에게 수송기 가득히 의료장비를 보내왔는데 정말 훌률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개인보호장비와 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 대처 물자가 부족한 트럼프는 월요일 푸틴과 통화하면서 푸틴의 돕겠다는 뜻을 받아들였다.
인테르팍스는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인도적 지원에 매우 고마워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위기 구호물자를 지원한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받는 경우는 드물어 워싱턴 정가는 러시아 지원을 두고 충격을 받는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가 러시아 지도자와 너무 안일하게 편한 관계를 가진다고 비판해 오던 민주당에게는 이번 러시아의 지원이 또 다른 공격거리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주든 미군사령관 출신 벤 호저는 러시아 외무장관이 수송기 가득한 구호물자 박스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트위터를 날렸다. 트위터에서 호저는 "전세계 어떤 공군도 물자를 이런식으로 싣지는 않는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크렘린에서 오는 선물이 아니라 크렘린으로 가는 선물이다"라고 적었다.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그리미아를 떼내 병합했고 또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탓으로 현재 미국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카네기재단의 러시아 애널리스트 앤드류 와이스는 트위터로 러시아의 지원에 대해 "선전 술책"이라 평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3월 하순 이탈리아에도 100여 명의 군 바이러스 전문 의료진과 장비를 지원한 바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신년연설을 하고 있다.2018.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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